학창 시절 필기를 열심히 하긴 했었는데 예쁘게 꾸미는 건 아니었어요. 문구도 사서 모으는 걸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맘때의 여자아이들이 그렇듯이 펜이나 다이어리 같은 것들…  다이어리도 저희 때 6공 다이어리가 유행했었는데, 사서 모으는 걸 좋아했지 실제로 그 속지를 아끼느라 뭘 쓰지는 않았었네요.

기록에 관해서는… 학생 때는 숙제라서 일기는 꾸준히 쓰긴 했는데 얼마 전 이사하면서 그때의 일기를 다시 꺼내보니까 타이핑으로 써서 출력해서 붙여놨더라구요. 그래도 지금 생각해 보면 꾸준히 해야 한다는 작은 강박 같은 게 그때 학습이 되서 성인이 되서도 일기를 꾸준히 쓰게됬고, 지금은 일기의 좋은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기록하고 있죠.

기록의 형태가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어렸을 때는 나에 대한 아카이빙을 어떻게 모아야 할지 몰라서 전단지면 전단지, 커피컵 홀더까지 그냥 그 자체를 수집하면서 기록이란 걸 했던 것 같아요.

대학원까지 끝내고 유튜버 스튜디오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사실 그때의 경험이 좋지 않았어요.

3개월 수습으로 일을 시작했는데, 매일 내가 하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겠어서 2개월쯤 약속된 3개월 수습만 하고 나가겠다고 말씀드렸더니 그 즉시 나가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같이 일하던 동생이랑 그 사무실을 허탈하게 나오면서 생각했어요.

'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뭐지? 그러다 보니까 그전부터 막연히 귀엽고 예쁜 문구나 포장지 같은 걸 사서 모으는 걸 좋아했는데, 그걸 업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브랜드를 차리려면 네이밍을 먼저 해야 하는데, 그 당시에 문구소녀 라는 걸 검색해 봤더니 검색량도 거의 없고 그 닉네임이나 브랜드명을 쓰는 사람이 없길래 문구소녀라고 지었어요.

문구를 위한 여행은 떠나본 적이 없고, 본격적으로 문방구를 차리기에 앞서서 일본 문구를 수입하자고 생각했고 그걸 위한 일본 여행을 몇 번 떠난 적은 있어요.

판매를 위한 문구를 생각했기 때문에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문구를 좋아하는 마음을 온전히 만끽하지는 못해서 문구를 위한 여행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일본에는 도매상이 쇼핑몰처럼 되어있는데,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에 크게 있어요. 그래서 그런 도시 위주로 여행했고 도매상 근처에 우리나라 방산시장이나 을지로처럼 포장재를 도매하는 동네가 또 있어요.

그런 동네에 가서 저도 갖고 싶고 판매가 될만한 물건들을 사입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