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메르카토르 도법, 남극대륙이 세상에서 제일 커 보인다
우리에게 익숙한 저 지도는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그려진 지도입니다. 네덜란드의 지리학자 메르카토르가 투영법을 만들었다고해서 메르카토르 도법이라고 불리죠. 이 지도는 세계 지도의 표준이나 다름없었어요. 여기서 잠깐! 투영법이 뭘까요? 투영은 한 사물의 그림자를 다른 물체 위에 비추는건데, 투영법은 투영하는 방법을 뜻합니다. 지구는 둥그렇기때문에 평면으로 옮기기위해선 이런 투영 과정을 거쳐야해요.
무서운 문자와 수식은 무시합시다. 지금은 지도에 집중해보아요
지구가 투명한 유리구슬이고 그 중심에 불빛이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리고 종이 원통이 지구를 감싸고 있다고 해보죠. 지구 중심에서 불빛이 나오면 원통에 지구 표면 그림자를 투영할 겁니다. 그리고 그 원통을 주욱 펼친다면? 구면좌표계에서 평면좌표계로 변환할 수 있겠죠. 이걸 바탕으로 만들어진 메르카토르 도법은 지난 수백 년 간 거의 모든 지도책에 실렸어요. 하지만 이 도법에는 크나큰 한계가 있었으니, 모양은 비슷하게 유지가 되지만 크기의 왜곡이 쉽다는 거예요. 그린란드가 아프리카만큼 크게 보이는 것처럼요.
아프리카는 지구에서 2번째로 큰 대륙(아시아가 1등)입니다. 면적이 무려 30,221,532㎢나 되죠. 반면에 그린란드는 2,166,086㎢로 아프리카와는 거의 14~15배가 차이나지만 메르카토르 도법을 보면 비슷해보입니다. 고위도에 있는 지역이 상대적으로 크게 보이는 탓에 가장 이득을 많이 본 건 유럽입니다. 그래서 메르카토르 지도는 서구 열강의 시선이 담긴 제국주의적 지도라는 불명예스런 꼬리표도 달고 있어요. 이런 지도에 불만을 가진 독일의 역사학자 피터스가 대안으로 만들어 낸 게 바로 아래 지도입니다.
모양은 이상해졌지만 이 크기가 실제 크기와 가장 유사하다
피터스 도법은 각 대륙과 지역의 면적을 정확하게 표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두고, 이에 맞는 수식을 만들었습니다. 모양은 일그러뜨린 대신 상대적인 면적은 정확하게 나타내려고 했죠. 왜곡된 세계관을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없다는 생각에 보스턴에 있는 모든 공립학교는 2017년부터 피터스 도법으로 만든 지도를 채택해 교육하고 있다고 해요. Vox에서 이 내용으로 동영상을 만든 게 있는데 한 번 보는것도 추천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IID5FDi2JQ
자, 지금부터는 데이터저널리즘 이야기입니다. 데이터저널리즘 기사를 보다보면 GIS 프로그램을 활용한 경우를 종종 보실 수 있을거에요.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란 지리정보를 데이터로 변환해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정보시스템을 말해요. GIS 프로그램은 이런 지리정보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죠. 오늘 레퍼런스로 소개해드린 미국 산불 기사도 지도를 활용했고, 마부작침의 노약자 교통안전 시리즈에서도 GIS 프로그램이 활용됐어요.
대부분의 GIS 데이터에는 위치정보와 지리정보 그리고 각각의 주제에 맞는 정보들이 담겨있습니다. 위치정보를 실제 지도와 정확하게 일치하도록 하기 위해선 제대로 된 좌표를 설정해야 하는데요. 사용하려는 지도가 어느 좌표계에 맞춰져 있는건지 GIS 프로그램에 세팅을 해야 비로소 다음 작업으로 들어갈 수가 있죠. 그렇지 않으면 지도가 정확하게 겹치지 않게 됩니다. 마치 메르카토르 지도와 피터스 지도가 서로 안 겹치듯 말이죠.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서 이야기를 해봅시다. 국토교통부에서는 국가공간정보포털을 통해 GIS 데이터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오픈마켓에 있는 아무 데이터나 한 번 클릭해 보면... 가장 위에 있는 공유수면매립 3차기본 조사
에 들어가보겠습니다. 들어가보니 2개의 데이터가 있어요. 하나는 엑셀로 이루어진 테이블 정의서, 또 다른 하나는 압축파일인데 여기에 공간데이터가 있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