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hfoaWOMvPNk
나는 정말 가을을 좋아한다. 덥지 않은 온도, 선선한 바람, 그리고 행복했던 순간들이 많다.
언제부터 나는 가을을 좋아했을까 돌이켜보니, 몇 년전의 그 순간들부터였던 것 같다. 그 사람을 처음 알게된 것도 가을이었다. 쭈뼛거리며 걷던 시간들, 조금이라도 마주쳐보려 노력한 순간들이 모두 가을이었다. 그리고 그 이듬해 가을이 되어 조금이나마 그 사람에게 닿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 물론 가을 속에서 말이다. 나에게는 그 가을이 어지간히 행복했나보다.
어쩌면 그 행복들이 겨울까진 이어지지 못하고 가을에 머물러 있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시간이 아닌가 싶다. 사계 중 가을이 제일 짧게 느껴지는만큼 행복이란 것도 우리의 시계 속엔 가장 짧은 시간처럼 느껴지곤 한다. 그렇지만 그 순간들을 좋아하고 그 힘으로 살아가는 것 같다.
종종 가을이 시작되면, 그 사람을 생각하곤 한다. 나에게 보여주었던 모습 그대로 어디선가 잘 지내고 있을 그 사람.
어쩌면 가까이에 있을지도 모르지만, 영원과도 같은 곳에 있을 그 사람. 나는 가을 속에 잘 살고 있으니, 그 사람도 어느 계절이건 잘 지내고 있으면 좋겠다.
우리의 계절이 만날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지나간 계절 속에, 지나간 가을 속에 함께였으니 되었다. 나에게 가을을 선물해주고 간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