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여진 인터뷰 Written Interview

코사인(Co-Si(g)n)은 나비 오픈 랩(Nabi Open Lab) 2020을 통해 결성된 크리에이터 그룹이다. 인더루프는 김하니, 김형규, 김혜리, 임태훈, 장윤영 총 5인으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나비 오픈 랩을 통해 2020년 하반기동안 사상/믿음 이라는 키워드 아래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코사인은 지난《Play on AI》展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갖는 어두운 면을 객관적으로 제시하고 기술이 갖는 윤리적, 사회적 문제들에 경각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고백(Shame)>(2020)을 보여줬다.

온라인 전시의 비하인드에서는 전시장에서 보여진 <고백>을 통해 미처 다 전달하지 못한 코사인의 생각과 반년 동안 진행해온 나비 오픈랩에 관한 이야기를 짧게나마 기록하고자 한다. 코사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쓰여진 인터뷰"를 만나보자.

**🖼️ [작품] <고백**(Shame)> 보러가기 (Click)

Q1. 이번 전시에서 <고백(Shame)> 작품을 선보이셨는데요. 인공지능 기술이 주제였던만큼 작품에 들어간 기술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작품의 기술 구현은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나요?

A. <고백>에서 인공지능의 죄를 고백하는 문장을 생성하기 위해 KoGPT2 를 사용했습니다. KoGPT2 는 사전학습모델인 GPT2를 fine-tuning 한 모델로 transformer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팀원들이 선별한 데이터를 가지고 생성한 문장들은 인공지능을 이용한 Text-To-Speech를 통해 관객이 음성 사운드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인공지능의 몸을 표현하기 위해 부스 뒤에 전시된 로봇 팔은 일정 시간마다 지정된 모터가 움직여 반복된 동작을 수행하도록 하였습니다. 좀 더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기 위해 팔의 구간별로 구부려지는 방향을 다르게 설정해 더 복잡한 곡선을 만들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부스는 천주교의 고해성사를 모티브를 하여 제작하였습니다. 관객이 없을 때는 부스 안쪽 영상이 밝게 빛나며 로봇 팔이 주기적으로 움직입니다. 관객이 부스에 들어와서 의자에 앉게 되면 의자 안쪽에 설치된 압력 센서의 값이 바뀌게 됩니다. 이를 확인하고 로봇 팔의 움직임이 멈추면 인공지능은 자신의 죄를 세 번 고백합니다.

<고백>이 고해성사를 하고 있는 모습

Q2. 기술은 우리에게 인간다운 삶으로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을까요? 사회를 좀 더 이로운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 것일까요? 창작자로서 창작의 주체, 도구, 협력자 외 인공지능 기술이 갖는 새로운 가능성은 무엇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혜리) 현재 우리는 이 기술이 우리에게 얼만큼의 영향을 미칠지 미처 모른 채 항해하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기술은 우리가 무엇을 언제 보고 들어야 할지 큐레이션 하며, 이를 통해 우리의 욕망과 현실까지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류는 언제나 미래에 대한 모델을 만들고자 하지만 패턴 인식과 패턴 생성에 있어 인공지능 기술이 가지는 가장 큰 차별점은, 우리가 그것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에 비해서 그것이 인류에게 미치고 있는 영향이 너무나 다양하고 크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가 관심이 있는 부분은 이 기술이 우리의 미적 가치관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입니다.

최근에 본 유튜브 에세이 중에서 흥미로웠던 내용이 있는데, 인스타그램에서 인기 있는 셀피는 다양한 인종의 특징이 섞여 특유의 정형화된 모습이 된 것이라고 것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이는 추천 알고리즘에 의해 어떻게 우리의 욕망이 구체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하나의 예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훈) 기술의 고도화는 효율을 중시함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결국 기존 질서 파괴와 재결합의 역사가 반복될 것입니다. 거시적으로 보면 매우 이성적인 사회가 탄생하는 과정이지만 미시적으로 보면 개개인의 삶의 자유와 정보는 쉽게 침해당하는 경우가 빈번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까운 미래에 인간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보다 더 효율적인 사회를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인공 '지능' 의 결과를 무조건 수용하기보다는, 이것이 '인공' 지능임을 잊지 말고 그 목적에 맞게 사용되고 있는지 끊임없이 감시해야만 합니다.

인간이 기술을 개발하는 마지막 시대를 살아가는 창작자들은 초기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역으로 기술 사회의 어두운 면을 재조명하는 도구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Q3.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혹은 작품을 제작하면서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