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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다보니 내년의 경제 전망을 내놓는 기사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그 중 내년에 반도체 가격이 오르며 슈퍼사이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냥 호황도 아니고 슈퍼사이클이라고 하는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오늘 주제는 슈퍼사이클입니다.

▶️ 슈퍼사이클이 뭔가요?

슈퍼사이클은 장기적인 가격 상승 국면을 의미합니다. (이론적으로는 경제가 커다란 주기적인 그래프를 그린다는 의미인데, 일반적으로는 경기나 가격이 오르는 것을 슈퍼사이클이라고 부릅니다.) 그냥 반짝 호황이 아니라, 주기적이고 장기적으로 어떤 이유로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는 것이 슈퍼사이클인데요. 슈퍼사이클은 원자재 시장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원자재 가격이 수십년을 주기로 가격이 오르고 내린다는 몇몇 경제학자의 주장이 있었는데요. 실제로 원자재 가격은 약 18년을 주기로 사이클 형태를 보여 사이클 이론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거시적인 측면에서는 1900년 이후로 크게 4번의 슈퍼사이클이 있었는데요. 1900년부터 1932년 대공황이 끝날 때가 하나의 언덕이며, 1971년 오일쇼크 기간, 1999년이 세번째 기간이고 지금은 네번째 사이클에 있습니다. 각 사이클에서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 보면 그 흐름이 주기를 갖고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 반도체 슈퍼사이클?

최근 주목받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살펴볼까요? 반도체 업계에서도 슈퍼사이클이 존재한다는 암묵적인 동의가 있습니다. 반도체 업계의 슈퍼사이클 주기는 그동안 2년이라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생산량 조절이 유기적으로 잘 이루어지며, 몇몇 업체들이 시장을 과점한 형태이기 때문에 주기가 1년으로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호황일 때 과잉공급을 해뒀기 때문인데, 이제는 과잉공급을 잘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이제 반도체 업계에서 슈퍼사이클은 없어졌다는 얘기도 있는데, 클라우드 시장이 커지며 반도체 수요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분석이 나온 것 같습니다.

가장 최근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2018년 말에 끝이 났는데요. 약 2년이 지난 요즘, 2021년에 반도체 가격의 상승과 함께 슈퍼사이클이 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여러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목표 주가를 대폭 상향조정하며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올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2021년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근거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1. IT 기기 판매 증가 : 코로나19가 내년까지 장기화 될 것이 확정적이 되면서 스마트폰, 태블릿 등 IT 기기 판매량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연히 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많이 필요하고,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니 가격이 오르겠죠?
  2. 최근 클라우드 게임의 인기 :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 여러 테크 기업들이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에 진입했는데요. 클라우드 게임기에는 기존보다 많은 D램이 들어갑니다. 그간 가격이 계속 내렸던 D램의 가격은 12월 들어 상승 국면에 접어들며 이를 반영했는데요. 테크 기업들의 D램 재고가 내년 초 소진되면 D램을 구매하려는 기업이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3. D램 공급 부족 : D램을 사려는 기업은 많은데, 내년부터 D램 공급은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최근 D램 생산공정이 줄어들었는데 이를 다시 늘리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신제품 DDR5 생산으로 D램 교체가 늘어나면 수요 대비 공급이 많이 부족할 전망입니다.
  4. 테크 공룡들의 구매 재개 : 구글과 아마존 등 거대 테크기업들이 최근 다시 반도체 구매에 나섰습니다. 5G,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 여러 분야에 반도체가 필요한 상황에서, 각 기업들이 보유한 반도체 재고가 내년 초 바닥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19로 경제 침체가 이어진다 하더라도 내년 반도체 시장은 무조건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내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25% 증가하고, 반도체 시장도 13%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모두의 예상대로, 그리고 앞선 통계가 얘기해주듯 반도체 시장은 슈퍼사이클 국면을 맞아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