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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과 금융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금융업계에서는 부동산도 채권, 선물, 증권처럼 주요한 투자자산으로 인식하는 만큼, 다양하고 창의적인 기법들이 도입되어 왔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주택담보대출에서 출발한 부동산 금융의 실패에서 비롯된 현상이었죠. 물론 부동산 금융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집을 구입하거나 빌릴 수 있게 해주고, 리츠와 같은 간접 투자를 통해 자산 증식에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오늘은 리츠를 중심으로 부동산 금융의 현황과 개념을 알아보는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 리츠가 뭐야?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

리츠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주식회사입니다. 주식회사는 주식을 발행(판매)한 돈을 가지고 사업을 운영하고, 수익을 주주에게 배당합니다. 유통, 제조, 은행 등 다양한 사업을 하는 주식회사 중에서, 부동산 투자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는 회사가 리츠입니다. 리츠는 부동산 개발에 참여해 얻는 이익과 부동산 임대료로 수입을 올립니다. 부동산 관련 파생상품(유가증권 등) 투자도 가능하지만, 70%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해야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여느 주식회사의 상장처럼 리츠도 일반 청약(공모) 방식과 직접 지분 투자(사모) 방식으로 주식을 배정하며, 최소 30% 이상을 공모 방식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국내 리츠의 총 자산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특히 2015년부터 연평균 30%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며 2019년 기준 51.2조원에 이르렀고, 이는 싱가폴과 비슷한 정도입니다. 투자 자산은 주택이 61%로 가장 많고, 오피스 , 리테일 등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리츠는 자산을 직접 운용하는 자기관리리츠와, 자산관리회사에 위탁해 운용하는 위탁관리리츠, 기업구조조정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기업구조조정리츠로 나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위탁관리리츠가 91%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은 투자수익의 90% 이상을 투자자에게 배당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수익률은 기업구조조정리츠가 그 특성상 가장 높지만 경우가 많지 않고, 자기관리리츠는 가장 낮았습니다. 대부분을 차지하는 위탁관리 리츠의 수익률은 5% 이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 리츠의 장점과 리츠 투자

리츠는 부동산 투자를 어렵게 만드는 두 가지 장벽을 없앴습니다. 목돈이 필요하다는 점과 환금성이 낮다는 점입니다. 부동산 투자를 하려면 집이나 건물 한 채 정도는 살 수 있는 목돈이 필요하겠죠? 그러나 리츠에 투자할 때는 리츠 주식을 사면 되기 때문에 목돈이 필요가 없습니다. 리츠는 적은 돈으로도 부동산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으면서, 주식 매도를 통해 투자금을 즉시 회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부동산 거래를 위한 탐색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의 관리 감독을 받기 때문에 안전성도 높은 편입니다.

사모(리츠 회사에 직접 투자) 혹은 공모(증권사 일반 청약) 방식을 통해 초기 투자자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리츠가 투자한 부동산의 가격이 오르거나 호재가 생기면 리츠 주식의 가격이 오르겠죠? 투자자에게는 투자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입니다. 또한 리츠 회사의 주식을 구매하면, 배당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주가가 상승하게 되면 시세차익으로도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기업의 비즈니스와 재무구조를 보고 주식투자를 하듯이, 리츠 투자도 회사가 투자하는 부동산과 재무구조, 배당률, 투자자의 자산 배분 등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결정을 해야 합니다.

▶️ 리츠의 도입 배경, 자산유동화

리츠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부동산을 유동화, 즉 현금 자산으로 만들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되었습니다. 자산유동화는 묶여 있는 자산을 현금화하는 것을 뜻하는데요, 자산을 판매하여 현금을 얻는 것도 자산유동화의 한 방법입니다. 금융업계는 다양한 방식으로 자산을 유동화하는 혁신을 통해 지금까지의 경제를 이끌어왔습니다. 리츠는 부동산 소유자와 리츠 회사 모두에게 유용한 자산유동화 방법입니다. 부동산 소유자는 리츠 회사에 부동산을 판매해 현금화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리츠 회사는 구입 비용을 투자자에게 조달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유동화 할 수 있습니다. 리츠 회사는 돈을 거의 들이지 않고 부동산을 구입할 수 있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줍니다. 리츠 회사는 투자 중인 부동산의 자산가치의 상승과 임대료 상승을 추구하기 때문에,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일들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큰 돈이 필요한 부동산 개발 사업을 리츠를 이용해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공공임대주택 건설 비용 조달을 위해 임대주택리츠를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개발사업의 이익이 투자자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손해 역시 투자자가 떠안을 수 있기 때문에 100% 안전한 투자는 아닙니다.

▶️ 세일 앤 리스백, 자산유동화의 이면

최근 대형마트들이 점포를 팔고 월세로 들어가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도 자산유동화의 한 방법입니다. 부동산을 매도해 현금을 마련하면서도 사업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관중 수입을 올리지 못한 두산베어스 야구단도 같은 방식을 통해 현금을 마련했습니다. 재매입을 할 수 있는 계약이라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부동산담보대출에 가깝지만, 이 역시 대표적인 자산유동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