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를 보면 가슴이 먹먹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그런지 상대방을 공격하는 날카로운 말과 기사들이 가득합니다. 24시간,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는 뉴스 채널뿐 아니라 유튜브, 소셜미디어를 더 우울하게 만듭니다. 많은 국가들이 러시아에 경제적 제약을 줄 것을 협의하면서 향후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은 증폭되고 있습니다. 우리 일상생활에 불안감이 커집니다.
이런 제 마음을 어루만져 줄 무언가를 바라며 생각 없이 블로그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마음에 불쑥 들어오는 그림을 보았습니다.
[100-60] 아몬드꽃 내가 한없이 작고 초라해 보일 때, 나를 사랑해주는 마음을 기억하면 재차 삼차 위로가 된다. 양손을 교차...
소박한 유리잔에 무심히 꽂혀 있는 나뭇가지, 그 위에 올망졸망 발롱대는 하얗고 작은 꽃망울의 그림입니다. 꽃을 피우려는 소심한 나뭇가지를 잔잔하게 만져주는 햇살이 따스합니다. 그림 속 햇살이 손을 뻗어 거친 제 마음과 일상을 잔잔히 온기를 나누어 줍니다. 그림 너머로 옅은 꽃 내음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블로그를 읽으며 이 소담한 그림이 제가 좋아하는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아몬드 꽃 시리즈의 하나인 ‘유리컵에 꽂힌 아몬드 꽃(Blossoming Almond Branch in a Galss)라는 걸 알았습니다.
인상파 작가로 유명한 빈센트 반 고흐, 누구나 한 번은 들어봤을 이름입니다. 널리 알려진 이름만큼이나 천문학적으로 비싼 그림, 그래서 더 유명합니다. 생전에 인정받지 못했던 불운의 화가, 자신의 귀를 자른 광기의 화가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예술에 조예가 깊지 않은 저, 반 고흐의 작품은 마음을 두드리는 강렬한 색감과 힘찬 붓 칠이 멋지다는 생각하는 정도입니다.


고흐가 살던 당시에는 일본의 문화, 특히 목판화가 예술인들 사이에서 인기였다고 합니다. 고흐 역시 일본 그림의 색채와 구도에 심취해서 일본 목판화를 수집하기도 했습니다. 자연스레 그의 그림은 알게 모르게 동양화에서 많이 보았던 풍취가 묻어납니다. 그래서 많은 동양인들이 유독 고흐 그림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 많은 동양인 중 하나입니다.
강렬한 색감, 특히 다채로운 버전의 파란색을 좋아하는 저는 그래서 파란색을 많이 쓴 반 고흐 작품은 다 좋아합니다. 일례로 제 공부방 구석에 자리한 저의 책상 옆에는 부드럽고 상냥한 파란색이 가득한 반 고흐의 아몬드 꽃 복제화가 바로 옆에 걸려 있습니다. 책 읽고 글 쓰다 안풀릴 때 제 옆을 지긋이 지켜주는 다정한 친구 같은 그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