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일을 하면서 나는 어떤 태도로 일을 해야하나에 대해서 고민을 종종 하곤 한다. 개발자로서 태도는 대단히 중요하다. 어떤 업종이든 크게 다르지는 않겠지만, 개발자는 한 사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치가 다른 업종에 비해 큰 편에 속한다고 믿고 있다. 왜냐하면 한명의 개발자가 프로그램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으면 그 순간 바로 매출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을 하다보면 수많은 업무와 스트레스에 놓이게 되는 상황이 오기 마련이다. 이 글은 그것들을 내가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에 관한 글이다.

업무와 스트레스를 오수(구정물)이라고 여기면 얼추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우선,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기 마련이다. 회사가 아무리 수평적이여도 리더가 있고 구성원이 있기에 완전히 수평적일 수 없다고 여긴다. 오수도 물이기에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즉, 대표 혹은 리더가 세상으로부터 흘러온 오수를 밑으로 흘러내리는 것이다. 우리 구성원들은 다같이 오수를 정화할 책임이 있다. 오수는, 해결해야할 문제이고 그것은 업무와 스트레스이다.

오수라는 표현에 반감이 생기는가? 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항상 깨끗한 물만 흐른다는 법은 없다.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밥벌어먹고 살기 때문이다. 오수는 받아들여져야 한다. 오수가 없는 세상은 없고 그것을 정화하는것이 우리의 임무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심지어는 맑은 물도 고여있으면 썩은 물이 된다. 맑은 물은 고이지 않게 하고, 오수도 마찬가지로 흘려보내 다같이 정화해야만 한다.

자, 이제 한번 살펴보자.

흘러내리는 오수는 파이프를 따라 팀, 구성원들에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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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위 그림 처럼 흘러간다. 정화해야할 오수가 쏟아지고, 그 밑의 파이프를 통해 흐른다. 우리가 주목해야할 점은 각 지점마다 밸브가 있다는 점이다. 밸브를 열면 아래로 흐르고, 닫으면 흐르지 않고 고이게 된다. 오수가 흐르지 않고 그대로 있으면 상황은 악화된다. 우리는 최대한 밸브를 열어서 파이프 전체의 오수 농도를 낮추어 처리 부담을 줄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파이프는 각 팀 혹은 직원이다. 각 팀이나 직원은 밸브를 스스로 열거나 닫을 수 있다. 쏟아져 오는 오수를 밸브를 열지 않은 채 두면 혼자서 정화해야할 오수가 많아진다. 혼자 해결해야할 문제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파이프가 썩어버려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고 심지어는 파이프를 교체해야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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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은 팀1이 밸브를 열어 흘려보내지 않고 잠긴 상태로 두어 썩어버린 파이프를 만들어낸 상황이다. 그 원인은 매니저가 스스로의 역량을 과대평가 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구성원들이 그만큼 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놀라운 점은 그 밸브는 근처의 누구나 열수 있다는 점이다. 매니저가 열수도 있고, 팀원이 열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