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용어, 기술용어를 쓸 때는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변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게임 기획자의 글쓰기의 대부분은 팀 내외부의 전문가, 혹은 기획자가 만든 세계에서 기획자가 설계한 언어를 향유하는 게이머를 상대로 이루어진다. 즉 읽는 사람이 전반적으로 전문용어에 더 익숙하기를 요구받는다고 보면 되며, 전문용어를 풀어 설명할 필요성이 다른 분야에 대해서 적은 편이다. 그러나 쓰는 입장에서 읽는 입장을 고려해 전문용어를 풀어 써야 하는 대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보도자료 쓰기

위 대원칙을 게임업계 종사자가 가장 신경써야 하는 분야가 있다면 투자관련 보도자료 작성일 것이다. 게임의 신규 업데이트와 같이 내용적인 면을 다루는 기사는 게임 내에서만 통용되는 아이템 이름, 시스템 이름을 그대로 적기도 하지만, 사업적인 면을 다루는 기사, 즉 퍼블리싱 계약 등을 다루는 기사등에서는 생소한 언어를 풀어써서 독자들이 사업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크래프톤이 아크시스템웍스가 개발한 ‘미스트오버’의 아시아(한국, 일본, 홍콩,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지역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미스트오버는 로그라이크 장르의 게임이다. PC게임 플랫폼인 스팀(Steam)과 닌텐도의 스위치(Switch)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로그라이크 장르는 게임 캐릭터가 죽으면 처음부터 게임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 특징이다. 출처: https://news.mt.co.kr/mtview.php?no=2019072415383173615

이름이 어느 정도 시스템을 설명하더라도 다시 풀어서 설명하는 것도 좋다. 이 때, 길게 쓰지 않으면 설명이 안 되는 시스템은 뭔가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다섯 개의 서버를 한 곳에 묶은 ‘인터 서버 월드’와 유저에 의해 아이템 가격이 결정되는 ‘완전 자율경제 시스템’은 V4의 가장 큰 차별점으로 꼽힌다. 인터서버를 통해 1세대 MMORPG에서 느꼈던 길드 중심의 대규모 필드전을 경험할 수 있다. 전략적인 전투 지휘가 가능한 ‘커맨더 모드’와 대규모 전투 콘텐츠를 탑재했다. 출처: https://news.mt.co.kr/mtview.php?no=2019101601593459846


팀 내 커뮤니케이션

단어를 일관적으로 사용하자는 지침이 기본적으로 도움이 된다. 기획서에 등장하는 단어는 엄밀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대부분 전문용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의 각종 개념을 가리키는 단어를 섞어서 쓰면(예를 들어 '적 캐릭터' '적군 캐릭터' '상대 캐릭터'를 섞어 쓰는 것) 혼란을 야기한다. 필요할 경우 단어를 정의해야 할 수도 있다. 정의하는 단어는 새로운 용어일 수도 있고, 기존 단어를 우리 게임이라는 맥락에서 재정의한 것일 수도 있다. 여건이 닿는다면, 팀 내 커뮤니케이션에 사용되는 단어들을 정의하는 용어집을 만들면 좋다.


인게임 문장

여기서도 당연히 단어를 일관적으로 사용하자는 원칙이 도움이 된다. 앞에서 다루었듯 기획서에서부터 단어를 엄밀하게 썼다면 인게임 문장에서 단어를 잘못 쓸 가능성은 줄어든다. 대부분의 경우 로컬라이제이션을 위해 인게임 문장을 모아서 관리하겠지만, 그와 별개로 게임 내에 등장하는 단어들에 대한 용어집(Glossary)을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골치아픈 경우로는 개발 과정에서 사용하던 단어를 인게임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2주간 지속되며 1개월에 1번 개최되는 이벤트가 있다고 하면, 그 이벤트에 참여해서 얻을 수 있는 재화를 기획서에서는 '이벤트 화폐'라고 부를 수 있겠지만, 게임에서는 이벤트마다 다른 이름을 붙여주는 경우가 많다.(예: 할로윈 이벤트 - 할로윈 호박, 크리스마스 이벤트 - 크리스마스 캔디 등) 이런 경우 기획 전용 단어가 인게임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조금 다른 경우로는 '재화' 같은 단어를 인게임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너무 게임 운영을 연상시키는 단어라 몰입을 저해하는 것 같다. 운영 이외의 메세지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아보이지만 확신은 없다.

출처:

한국의 이공계는 글쓰기가 두렵다

pp. 55~58, 어려운 전문용어, 역시 어렵다

테크니컬 라이터가 되려는 당신에게

pp. 153~156, 사용자의 관점에서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