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미대가 아닌 공대를 졸업했습니다. 그러나 꾸준한 노력을 통해 즐겁게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스스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 경험을 생각해 보면 특별한 미술적 재능을 갖지 않은 보통의 사람이 즐겁게 그림을 그리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크고, 복잡하고, 어려운 그림일수록 성취감은 높지만, 작업을 계속 유지하기는 힘들어집니다. 그러니 자신의 실력보다 약간 쉬운 작품에 도전하면서 완성하는 기쁨을 느껴 보세요. 이 책의 작품들은 대부분 30분에서 1시간 이내로 완성할 수 있는, 가능하면 쉽게 그릴 수 있는, 일상 속의 주제로 선정했습니다.
무언가를 배울 때 중요한 것은 매일 도전해 본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지는 일도 습관이 되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그것이 조금씩 익숙해질 것입니다. 잘 그리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매일 그리는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100일 동안 매일 그리기에 도전해 보세요.
작품 하나를 완성했을 때 느끼는 그 기쁨, ‘또 하나 해냈어!’ 바로 성취감입니다. 쉬운 그림을 매일 그리면 우리는 매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MBC 김민식 PD님은 강연에서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우리는 그리기를 통해 매일 성취감을 느끼고, 매일 행복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21세기입니다. 정말 훌륭한 디지털 기기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굳이 오래된 방법으로 그림을 배우고 그릴 필요가 없습니다. 만일 우리가 미술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면,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쉽고 재미있게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네!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죠. 그러나 재능을 가진 사람만이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적어도 그려 볼 수는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실력이 느는 속도가 다를 뿐입니다. 따라서 재능이 있는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지 말고 과거의 자신과 비교해 보세요. 절대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이 새로운 것을 배우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흉내 내기와 따라 하기입니다. 우리가 맨 처음 말을 배울 때, 밥을 먹기 위해 처음 숟가락을 사용할 때처럼 처음 하는 모든 것은 흉내 내기와 따라 하기를 통해 빠르게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이 책을 보는 우리는 훌륭한 작품을 흉내 내고, 따라 하는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진짜를 따라 하면 우리는 어느 날 진짜가 될 것입니다.
2020년 3월 일산에서 정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