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학교에도 학생회가 필요할까?

거꾸로캠퍼스는 21세기 최적의 교육 실현을 목표로 하는 대안 중고등학교입니다. 2017년부터 자기 주도적 학습과 협력적 문제 해결을 기반으로 프로젝트 단위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거꾸로캠퍼스에서는 입학 시점의 학습 수준과 관심사에 따라 교육 과정을 수강하기 때문에 학년이나 학급의 구분이 없습니다. 따라서 학생회도 반장, 부반장으로 이루어지는 일반 학교의 학생 조직과는 다르게 구성되어 있지요. 거꾸로캠퍼스 학생이라면 갖추어야 하는 태도와 관점, 지켜야 하는 가치와 문화를 중심으로 6개 부서(건강안전부, 명예와부*, 문화행사부, 유트부*, 콘텐츠홍보부, 회계재무부)가 생겨났고, 관심과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습니다.

<aside> ⚙ 잠깐만, 명예와부가 뭐야? 유트부는 유투브를 운영하는 건가? 명예와부는 학생회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운영합니다. 유트부는 유캔트라이애니띵(you can try anything)의 줄임말로 거꾸로캠퍼스에 필요한 모든 상상을 펼쳐서 마음껏 시도하는 부서랍니다. 거꾸로캠퍼스 학생회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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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조직

학생회는 학교 생활 전반에서 학생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이나 학생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사안에 대해 임원진 회의를 진행합니다. 이후 학생 총회를 열고 학생회에서 놓친 부분은 없는지 전교생의 의견을 묻고, 서로가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질의응답 시간을 갖습니다. 학교 생활에 필요한 규칙은 모두가 지켜야 한다고 여길 때, 우리가 원하는 학생 문화는 서로의 가치관이 일치할 때 가능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오늘 총회 장소 링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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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 2020년의 첫 학생 총회가 열렸습니다. 3월 9일 온라인 개학식 이후 전교생이 처음으로 다시 만나는 자리였습니다. 총회 장소는 각자의 방에서, 거실에서, 공부방에서 접속한 줌(zoom) 회의실. 학생 대표 눙이의 주도로 총회 30분 전 신입생을 위한 총회 오리엔테이션을 열고, 거꾸로캠퍼스 헌장과 정관을 공유했습니다. 나의 의견을 내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기 위해, 나의 권리를 보장 받고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기 위해 학생과 교사가 함께 만들어 온 언어입니다. 매일 아침 방구석 1열로 등교하던 학교의 운영 기준과 각자의 수업이나 프로젝트 링크에서 만났던 학생들과 협업하는 태도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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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헌장이나 정관이란 말이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함께 생활하면서 자연스레 체득할 수 있도록 다함께 지켜온 문화와 상식이나 다름 없지요. 학교라는 것이 하루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수업 시간 동안 오가는 대화 뿐만 아니라 온갖 몸짓과 무의식의 태도를 공유하는 곳이니까요. 그런데 온라인 상에서 문서로만 접하게 된다면 과연 그 안에 담긴 의도가 와닿을지, 기억에 남을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고민 끝에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으면서 쌓은 문법을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aside> 💯 온라인으로 학교 헌장 & 정관 뽀개기 5단계

  1. 헌장과 정관을 미리 살펴볼 수 있도록 파일 링크를 공유합니다.
  2. 줌(zoom)으로 총회 회의실을 열고, 모든 학생이 회의실에 입장하면
  3. 소회의실을 열어 부서장과 신입생을 골고루 배치합니다.
  4. 부서장은 소회의실의 호스트가 되어 헌장과 정관에 대한 퀴즈 자료를 화면 공유하고
  5. 질문에 대한 답을 채팅 창에 입력하면 정답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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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우리의 학교 생활은 소중하니까

총회를 시작하며 가장 먼저 온라인 수업 환경에서 학생 조직의 역할이 필요한가에 대한 학생회 의견을 나누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온라인이지만 정상적으로 학사 일정이 진행되고, 따라서 이전 학교 생활에 따른 정관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정한 정관에 따라 여전히 풍요로운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학생 조직이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모두가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총회에서 다룬 안건은 크게 세 가지. 1) 2019 학생회를 그대로 유지하고, 2) 그림자 위원회와 3) 방구석 동아리 구성에 대한 학생회의 제안을 바탕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실시간 온라인 투표 결과에 따라 총회의 의사결정을 마쳤습니다.

1) 작년에 구성한 학생회를 유지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