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목국장 조병길 이시도로 신부

일 년 전만 해도 상상조차 못 했던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은 인류 전체를 아직까지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기존과 같은 일상으로 되돌아가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들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못지않은, 오히려 더 심각한 문제가 이미 우리 현 실 속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바로 '기후위기'입니다.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의 근본 원인이기도 합니다. 뿐만아니라 온실가스가 대기 중으로 배출된 후에는 이것을 다시 회수해 없애거나 확산을 차단하기가 거의 불가능해서 코로나19처럼 격리나 백신, 처방약 같은 조치를 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지금까지도 인류가 누려온 문명적 혜택의 상당 부분이 화석연료 사용에 의존해 있고, 이것이 '기후위기'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현실을 자각한 사람들은 기후위기로 인한 '예견된 재난'을 막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비상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교회 역시 교황 프란치스코의 회칙 ’찬미 받으소서‘ 반포 5주년을 맞아 '지구를 위한 희년'을 살도록 2021년 5월까지 특별 주년을 선포하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찬미받으소서'에 비추어 앞으로 7년의 여정 동안 공동의 집을 지키기 위해 각자의 삶 속에서 어떻게 살지 선택하도록 초대하십니다.

※ '찬미받으소서' 행동 플랫폼 : 7가지 영역1)과 7가지 목표2)

2020 추계 주교회의에서도 회칙 '찬미 받으소서' 반포 5주년 후속 장기 사목 계획을 위한 ’특별 사목교서 실천지침'을 만들어 가정과 본당, 교구의 구체적 실천과 연대를 강조하였습니다.

이에 발맞춰 저희 교구도 '코로나19와 기후위기'라는 주제로 몇 개월 동안 회의 및 주제발표를 하였고, 이를 종합한 자료집입니다. 특히 본당과 가정에서 생태환경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7년 여정의 작은 발걸음을 내딛는 초석의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부디 많은 본당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삶이 이웃과 자연 생태계, 미래세대까지 시공간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나부터 실천'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서로 연결될 때 미래의 희망을 향한 지속 사회가 되리라 믿습니다.

아래와 같은 라틴어 속담이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지혜가 되었으면...

'Festina Lente'

(천천히 서둘러라) '천천히, 하지만 번개 같은 결단력을 가지고 한 걸음씩 앞으로 가자'라는 뜻


  1. 7가지 영역 ① 가정 ② 교구/본당 ③ 학교 ④ 대학교 ⑤ 병원/의료시설 ⑥ 기업/농업 ⑦ 수도회

  2. 7가지 목표 ① 지구의 울부짖음에 대한 응답 ②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에 대한 응답 ③ 생태 경제학 ④ 단순한 삶으로의 선택 ⑤ 생태교육 ⑥ 생태 영성 ⑦ 지역/지방/국가/세계적 차원에서 공동체의 능동적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