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주

초등학교 3학년 때 쓴 독후감이 최우수상을 받은 이후로 책과 글쓰기에 애정을 가지게 됐다.

매일 들락대던 도서관 앞 게시판 왼쪽 맨 위. 그걸 올려다 보던 어린 나. 그 잔상을 아직 기억한다.

무언갈 오래하면 당연히 그 길을 걷는 줄 알았다.

피아노를 오래 배워 피아노 선생님이 되는 줄 알았으나 꿈은 그런게 아니란 걸 나중에 알았다.

그래도 고등학교 3학년까지 피아노를 쳤고, 첼로도 배웠다. 저음의 편안함에 매력을 느꼈다.

운명의 장난질로 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랑 같이 나간 한국시인협회 백일장에서 처음 쓴 시로 가작을 받았다.

이번엔 시에 홀라당 마음을 줘 버렸다. 우연을 운명으로 넘겨 짚는 고약한 버릇이었다.

장난에 성실히 놀아나 문창과 입시를 얼마간 했다. 영감이란게 도통 찾아와 주지를 않아 터질 것 같은 머리를 잡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라는 생각에 황급히 시쓰는 일을 접었다.

고약한 버릇, 때로는 막연한 낭만 덕에 공부도 발등에 불 떨어진 것 같이 했고 불안에 떨었다.

내 글을 올려다보던 잔상을 못 잊어 뭐든 쓰는 일을 하려다 입시를 하며 다른 길로 불시착했다.

그덕에 1년의 압축으로 불행을 맛보는 행운을 만났다. 1년간 인천이 주 생활지였고 그래서 인천이 싫다.

그 다음 해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늘 내 삶의 시간보다 내가 느려 발 맞추기 급급하다 대학교 2학년부터 슬슬 따라잡기 시작했다.

따라잡은 줄 알았더니 이제 사회로 나가야 하는 단계가 왔다.

세상의 속도를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무작정 따라가는게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속도를 따라가는 것보다 내 리듬을 즐기며 가는게 더 어렵지만, 소중하다.

ENFJ로 정의로운 사회운동가형이다. 미셸 오바마의 자서전을 읽고 사회 정책에 관심이 생겼다.

‘사람은 덕을 실천함으로 덕있는 사람이 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실천 덕에 동의한다.

세상에 선한 콘텐츠를 만들고 영향력 있는 삶을 사는 선한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