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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나는 한쪽 다리를 잃은 사람의 잘려나간 다리처럼 누워 있다, 누군가 창을 닫고 지나간 하늘 - 불 꺼진 중환자실 빈 침대에 남은 핏자국처럼
나를 버려두고 또각또각 목발 소리를 내며 청춘은 어디론가 가버린 것 같다 피 묻은 붕대를 풀어놓는 노을 속에서, 나는 잘린 부위부터 검게 썩어갈 것을
안다, 저녁은 진창을 딛다 벗겨진 장화처럼 몸의 습지 가운데 박혀 있다 그 속으로 발을 딛는 사금파리 잔빛들이 몸의 깊이를 찌를 때,
어둠이 가위를 들고 와 장화의 목을 잘라 간다 몽롱한 소독약 냄새를 풍기며 안개는 물풀처럼 돋아나고, 긴 심박 그래프로 꺾어지는 시간의 꼭지점마다
또각또각 별들은 목발 소리를 내며 뜬다, 추억은 썩지 않는다 흙 속에 묻힌 고무장화 상한 껌처럼 질겅질겅 씹히는 바람 속에서, 나는 바짓가랑이 빈 단으로 펄럭이며
본다, 달려가다 먼 허공에서 사라지는 별똥별에 대하여 사라지다 문득, 빛나는 순간에 대하여 - 고요로 답하는 창이 밤의 습지에서 끓고 있다 불 꺼진 중환자실 빈 침대에 달린 바퀴처럼
인생은 아무렇게나 꺾인 복도를 통과 중이다 나는 여기 머문 채 멀리 떠날 것이다 온종일 형광등처럼 켜져 있는 몸 깊숙이, 처박힌 장화가 영원히 찍어놓은 발자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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