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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어려운 건,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자유, 사랑, 꿈처럼 우리 삶에 분명히 존재하지만, 만났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들. 도대체 그게 뭘까?라는 질문에 언제나 ‘그’에 해당하는 것을 눈에 보일 수 있도록 예술가들은 애쓴다. 사랑이라는 제목을 지닌 그림을 보면, 마치 사랑이 만질 수 있는 물질처럼 느껴지듯 말이다.

<처음 만나는 자유>는 어렵다. 당연하다.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니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다 보고 나면, 마치 자유와 손이라도 한 번 잡아본 것처럼 느껴진다. 그것도 여러 가지의 자유를 만난 듯한 착각 속에 빠진다. 대신 이 감정을 느끼려면, 영화를 아주 천천히 들여다보며 그 안에 숨어 있는 자유를 찾아야 한다. 겉으로는 주인공 수잔나가 자살시도(수잔나가 자살을 의도로 아스피린 한 통과 술을 마셨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를 하며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기에, 육체적인 자유를 이야기 하나 싶지만 아니기 때문이다.

먼저, 수잔나를 통해 만나게 되는 자유는 개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에서 수잔나는 ‘양가적'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영화는 이 단어로부터 자유를 만나게 해준다. 아픔을 부정하는 걸 벗어나서 ‘나'라는 사람을 인정하기. 우리는 괜찮으면서도 괜찮지 않다는 걸 받아들일 때,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반면, 리사로부터 만나게 되는 자유는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 영화의 배경은 60년대 미국이다. 당시, 베트남 전쟁으로 인해 미국 사회는 불안정했다. 전쟁 그리고 죽음으로 인해 사람들은 자유를 갈망할 수밖에 없었다. 사회의 질서보다 개인의 자율성을 중요시했다. 리사는 이 사회적 배경으로 탄생하게 된 히피 문화의 상징이다. 온몸으로 자유를 말하는 리사, 그로부터 만나게 되는 자유는 강제적인 국가로부터의 해방이다.

<처음 만나는 자유>는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는 만큼, 어렵고 재미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영화를 고르는 취향에 따라 나뉘겠지만, 빠른 호흡의 서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게 도대체 무슨 영화인가 싶을 것이다. 하지만, 안젤리나 졸리를 한 번 믿어봐도 좋다. 이 영화는 위노아 라이더와 안젤리나 졸리의 젊은 시절 영화로 화제가 되었지만, 그들의 모습보다도 더욱 매력적인 감정을 얻게 될 것이다. 두 배우를 통해 만나게 되는 수잔나와 리사는 내 안에 있는 불안을 끄집어 내어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를 건넬 테니.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자유를 만난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