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도 약속은 약속. 경기를 재개하자.


그럼 어차피 한 판이니까 마저 해요.

기상호의 말에 최종수는 만족스럽다는 듯 흠, 숨을 뱉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손목이 뒤늦게 뻐근해왔지만 이 정도는 나중에 숙소 돌아가서 처치해도 괜찮은 수준이다. 그렇게 다시 경기를 재개하려 할 때, 체육관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올 사람이 없는데. 그리 생각하고 있으니 이미 기상호는 저 멀리 확인하러 달려간 뒤였다. 개새끼도 아니고… 숨죽여 헛웃음 치고 있으니 문 밖 인기척의 주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안면만 튼 타 학교 학생들이었다. 최종수는 그대로 얼굴을 굳혔다. 좋지 않은 기운이 등골을 스쳤다.

이야, 독하네 진짜. 이 시간까지 연습을 하고.

나 기억하려나?

전혀 모르겠단 얼굴로 고개를 기울이니 상대는 혀를 차며 얼굴을 구겼다. 역시 재수 없는 건 여전하네... 기상호는 최종수 뒤에 몸을 구긴 채 상황을 관전했다. 아무래도 종수형에게 악감정을 갖고 있는 건 확실한데... 왜 하필 지금이지, 하는 생각이 불쑥 솟는다. 곰곰이 생각하던 기상호가 작게 탄식했다.

최종수

지금 어느 학교에서 뭐 야식 먹는다고... 같이 먹자면서 장도고 애들 다 데려갔어.

혹시 이때부터? 너무 비약인가 싶었으나 가능성이 없지는 않았다. 일부러 혼자 있는 시간을 유도해서, 이런 자리를 만들어...

잠깐. 대체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