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었으니 우선 기숙사로 돌아가자.
일단 돌아가자. 바쿠고는 그렇게 생각했다. 돌아가는 길에서도 둘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어색함은 없었다. 한 명은 일부러 침묵을 유지중이었고, 다른 한 명은 침묵에 익숙했으니.
…잠깐 기다려.
응? 알겠어!
층을 오르기 전에 바쿠고가 으름장을 놨다. 여기서 꼼짝말고 있어. 그 말에 미도리야는 아무런 의문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 바쿠고가 이렇게 구는 데엔 늘 마땅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그렇게 제 방으로 돌아온 바쿠고는 열심히 책상 서랍을 뒤졌다. 망가진 필기구와 올마이트 포토카드, 이론 수업 교재… 그 사이 대충 박아둔 카드 하나를 집어 든다.
바로 1층으로 내려온 바쿠고가 그에게 카드를 내밀었다. 오른쪽 하단에 적힌 바쿠고 카츠키 영문 글자 위로 바쿠고의 사진이 보인다.
우리도 좀 유명해졌다고, 이런 게 나오더라.
…
가져, 이즈쿠.
…캇쨩.
… 좀 심하게 감동 받은 것 같은데. 울먹이려는 미도리야를 겨우 어르고 달래던 도중 미도리야가 코를 팽 풀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