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 복원과 생물 다양성에 대해 함께 알아가는 공간입니다.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저희도 궁금했던 점들을 풀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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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산불은 1년 중 언제 가장 많이 발생하나요?
A : 우리나라 산불의 절반 이상이 봄철, 특히 3~4월에 집중됩니다.
겨울 내내 떨어져 쌓인 낙엽과 솔잎이 바짝 말라 있고, 대기 습도도 20% 이하로 건조한 날이 많기 때문이에요. 여기에 봄철 강한 바람과 인간 활동(등산·소각·야외 취사)이 겹치면 작은 불씨도 순식간에 대형 산불로 확산됩니다.
그래서 봄철을 ‘산불의 계절’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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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산불이 진압된 뒤, 숲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A : 규모가 작다면 20~30년 정도, 대형 산불이라면 회복에 50년 이상 걸릴 수 있습니다.
숲이 회복된다는 건 단순히 나무가 다시 자라는 것만이 아니라, 토양의 물리·화학적 성질, 미생물 군집, 곤충·조류·포유류까지 원래 먹이망 구조가 재건되는 걸 의미해요. 특히 토양은 산불의 고온으로 입자 구조가 변형돼 빗물 침투력이 떨어집니다. 이 때문에 화재 후 2~3년 동안은 토양 유실과 산사태 위험이 커집니다.
즉, 겉모습이 숲처럼 보여도 생태계 전체가 회복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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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산불로 피해를 입은 숲에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종은 무엇인가요?
A : 산불 직후에는 이동이 느린 소형 포유류, 곤충, 양서·파충류가 가장 먼저 사라집니다. 이들은 불과 연기에서 신속히 대피하기 어려워 단기간에 대규모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죠.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산불 직후 생태계에서는 개미와 같은 곤충류, 소형 포유류, 양서·파충류 등이 직접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으며, 이동력이 부족한 종일수록 생존에 큰 위협을 받는다고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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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산불과 생물다양성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A : 단기적으로는 생물다양성을 크게 감소시킵니다. 멸종위기 동물이나 한정된 서식지를 가진 종은 서식지와 먹이를 잃고 사라질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울진·삼척 산불 때 산양, 하늘다람쥐, 담비 같은 종이 이동하거나 죽는 사례가 있었죠.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천이’ 과정을 거치면서 새로운 종이 들어와 다양성이 일시적으로 증가하기도 합니다. 다만 이건 조건부이며, 고유종·취약종이 복구되지 않는다면 질적인 다양성은 예전으로 돌아가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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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요즘 기후변화가 심각하다던데, 그게 산불이랑도 관련이 있나요?
A : 매우 밀접합니다. 기후변화로 평균기온이 올라가고 건조한 시기가 길어지면, 산불 발생 조건이 자주 갖춰집니다. 또 기후변화는 단순히 산불의 발생 빈도만 늘리는 게 아니라, 산불 시즌을 길게 만듭니다. 예전에는 봄철 중심으로 났지만 최근에는 여름·가을에도 산불이 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계절이 확장되면 나무와 토양이 회복할 시간도 줄어, 피해가 누적되는 악순환이 일어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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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소나무가 불에 잘 탄다는데, 활엽수 숲으로만 만들면 되지 않나요?
A : 소나무는 송진의 발화점이 낮아 활엽수보다 2~3배 더 잘 탑니다. 하지만 숲을 전부 활엽수로 바꾸는 건 불가능하고, 생태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아요.
첫째, 우리나라 여러 지역 주민은 소나무 숲에서 나는 송이버섯 등 임산물로 생계를 이어갑니다.
둘째, 다양성이 중요한 생태계에서 단일 수종만 심으면 병충해와 기후변화에 취약해집니다.
그래서 현재는 방화림(활엽수 띠)을 소나무림 주변에 조성하는 등 혼효림 형태로 관리하는 게 안전성과 경제성을 모두 지키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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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피해지 복원 시 자연(생태)복원과 조림복원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A : 자연복원은 수관층이 살아있거나 움싹 등으로 숲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지역 또는 산림보호구역에 해당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여 숲이 스스로 복원되도록 돕는 방법입니다. 초기 투입비용이 적고 토양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목재 생산이나 송이 등의 임산물 생산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조림복원은 주로 수목을 식재하여 복원하는 방법입니다. 목재생산 같은 산림경영에 유리하지만, 초기 투입비용이 많고, 지표면 훼손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에, 입지 특성, 산불피해 정도, 산주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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