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댄스파트너는 옆에 모르는 사람이고, 거리는 마치 무대와도 같다. 코로나시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중, 우리는 몸의 본질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뉴욕타임즈 무용비평가 지아 쿨러스Gia Kourlas 작성한 에세이를 우리말로 번역한 글입니다.

글: Gia Kourlas / 번역: 장수혜 / 영상: Angelo Vasta

윌리암스버그 브릿지

윌리암스버그 브릿지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전 어느 날 뉴욕의 러시아워, 반은 정신이 나간 듯 하고, 반은 무슨 일인 지 영문도 모르는 듯한 사람들이 꽉 막힌 웨스트 4번가 지하철역의 에스컬레이터로 고개를 기웃거리며 오르려 하고 있었다. 에스컬레이터 입구를 막고 있는 사람들은 휴대폰을 보고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한참 뒤에 겨우 에스컬레이터에 발을 디디고는 왼쪽으로 섰다. 엉망이었다.

서 있을 사람은 오른쪽으로, 지나갈 사람은 왼쪽으로. 이건 매일 지켜지는 일상 생활의 안무다.

곧 나는 사람들에게 어디에 서고 언제 움직여야 하는지 지시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에스컬레이터의 아래쪽이 스스로 정리되기 시작했을 때, 나는 위쪽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곤 위쪽에서 들리는 목소리도 알아챘다. 바로 무용수, 교사, 안무가인 오리 플로민Ori Flomin이었다. 우린 서로를 알아보곤 낄낄거렸다.

"Of course 그럼 그렇지," 그는 말했다.

"누가 사람들을 정리하고 열 맞춰주고 있다면 우리밖에 어디 더 있겠어?"

Fort Greene Park, in Brooklyn

Fort Greene Park, in Brooklyn

요즘 안무에 대해 자주 생각하고 있다. 어쩌면 미래엔 사라질 것 같은 무대에서의 공연들보다 다른 공간에서의 안무에 대해 자주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염병을 비켜가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몸을 사용하고 있을까?

사람들이 격리되고 있는 이 시기에 우리는 값으로 메길수 없는 하나의 선물을 얻었다 — 바로, 외출할 수 있는 자유. 그 대신 우리는 간단한 규칙을 지켜야 한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6피트 (1.8미터) 이상 떨어질 것. 안무적 의도가 있는 것처럼, 이건 전혀 모호한 규칙이 아니다. 하지만 지난 며칠 동안 브루클린에서 뛰고 걷는 동안, 난 6피트가 모두에게 같은 의미는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공간 인식'은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 거리를 두고 있는 이 시기에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움직이는 걸 보고있자면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타임스퀘어에 갈팡질팡하는 관광객부터 굳이 요가를 하겠다고 바닥에 자리를 잡고 매트를 깔기 위해 사람들을 옆으로 밀쳐버리는 여성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뭐, 문제가 있는건 아니다. 그녀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나마스테라고 하며 기분 좋아할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