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Why the Success of The New York Times May Be Bad News for Journalism, NYT (2020년 5월 1일 발행된 글)
참 뉴욕타임스 씩이나 되니까 이런 칼럼을 쓸 수 있구나 싶다. 이 글은 버즈피드 뉴스의 초기 설립 편집장인 Ben Smith가 NYT의 미디어 칼럼니스트로 부임하면서 쓴 첫 글이다.
2014년에 Ben Smith는 버즈피드에서 일하고 있었으며, 뉴욕타임스의 아서 그렉 설츠버거를 버즈피드로 영입하려고 했다. 설츠버거는 뉴욕타임스를 소유한 집안. 워싱턴 포스트가 제프 베조스에게 팔리기 전까지 그레이엄 집안 대대로 소유해왔듯, 뉴욕타임스도 설츠버거 집안이 지분 13%를 소유한 대주주로 영향력이 막강하다. 아서 그렉 설츠버거는 제안을 거절했다.
아이러니하게도 2020년이 되니 Ben Smith가 뉴욕타임스에서 일하게 되었다. 아서 그렉 설츠버거는 2018년에 뉴욕타임스의 발행인(Publisher)으로 부임하였고, 역으로 Ben Smith를 영입한 것이다.
이 글의 핵심은 NYT가 현존하는 최고의 언론 인재를 모두 흡수하고 빠른 속도로 성장하게 되면서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저널리즘 영역에 있어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거대 기업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 이러한 미디어 시장에서 아주 니치한 주제를 다루는 미디어가 아닌 이상 살아남기 힘들다는 말이다.
- 뉴욕타임스의 구독자 수는 WSJ, WaPo, 가넷 미디어(미국의 지역 미디어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의 구독자 수를 합친 것 보다도 많다.
- 미국의 저널리스트 종사자 숫자는 점점 줄고 있으며, 현재 전체 숫자가 20,000에서 38,000정도라고 추정하는데, 뉴욕타임스는 1,700명의 저널리스트를 고용하고 있다.
- 과커, 리코드, 쿼츠 등의 우수한 에디터들을 모두 뉴욕타임스가 데려갔다. Politico(정치 전문지)의 초기 핵심 인물도 데려갔다.
- 글의 필자인 Ben Smith는 평생을 뉴욕타임스와 경쟁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제 자신도 뉴욕타임스에서 일하게 되어 아이러니하다고 이야기한다.
- Axios를 만든 Jim VandeHei는 뉴욕타임스가 독점기업이라고 이야기한다. (Axios는 2016년 생긴 이후로 영미권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Bite-size의 뉴스레터 서비스. 현재 네이티브 광고와 스폰서 뉴스레터로 매출을 내고 있다.)
- Hollywood Reporter를 만든 Janice Min은 뉴욕타임스의 존재가 다른 언론사가 디지털 구독 모델을 만드는 데 장애물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그 존재감이 마치 헐리우드의 넷플릭스와 같다고 표현한다.
- 2014년 인쇄 매체 광고가 몰락하기 시작할 때, NYT와 같은 글로벌 뉴스 매체가 디지털 구독 모델만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백일몽처럼 느껴졌다. 미디어 업계의 모든 사람들이 미친 짓이라고 이야기했고, NYT의 투자자들도 난색을 표했다.
- 현재 미국의 저널리즘은 계속 어려운 상황이며, 트럼프 대통령의의 진보 언론에 대한 견제도 신해졌다. 하지만 NYT 주식은 거의 세 배 정도 뛰었다. 2014년 이후 NYT는 뉴스룸에 400명의 인력을 고용했으며, 리포터 대부분의 초봉은 104,600달러다. (한화로 1억이 넘네. 와 쎄다..)
- 심지어 NYT는 이제 오디오 시장도 지배하려고 한다. 3억 다운로드 넘게 기록한 팟캐스트 Serial을 만든 스튜디오를 사려고 논의를 진행 중. Serial은 7500만 달러 가치라고 시장에서 평가받고 있다. (이후 업데이트: 결국 샀다.)
- NYT는 이미 뉴욕타임스의 저널리스트와 인터뷰하는 형식의 The Daily 팟캐스트를 운영중, The Daily는 무료이며 광고 매출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 2018년 6월 기준 The Daily는 주간 110만 다운로드 기록 중이다.
- The Daily에 이어 NYT가 Serial을 갖게 될 경우, NYT는 새로운 구독 상품을 만들 수 있다. 마치 팟캐스트계의 HBO가 등장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NYT에서 제공하는 디지털 상품은 기사 무제한 열람 상품, NYT Cook 상품, 낱말퍼즐 상품 세 가지가 있다.)
- 설츠버거에게 물으니, NYT가 언론 시장을 독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답변. 케이블 뉴스와 같은 경쟁사도 있으며, 미국인들은 2개 이상의 뉴스를 구독하기 때문에 자신들만이 시장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 NYT의 CEO인 Mark Thompson은 현재 몰락이 진행중인 지역 저널리즘을 돕기 위한 방법을 모색중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비행기에서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다른 사람의 산소 마스크 끼는 것을 돕기 전에 나부터 껴야한다.'라고 이야기하는 게 역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