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 2만 5천 달러, 45석, 예치금 100만 달러 - 항공 산업의 가장 비싼 빈칸을 채우려는 스타트업

플로리다주 윈더미어(Windermere). 2027년 첫 비행을 선언한 항공사가 있다. 아직 활주로 위에 비행기는 한 대도 없다. 대신 에어버스와의 기체 계약서가 있고, VIP 전문 개조업체 Comlux와의 전략적 제휴가 있으며, 모기업 CIG Companies가 투입한 1억 5천만 달러의 초기 자본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회사가 정조준한 시장의 빈틈이 있다.

상업용 일등석은 편도 1,000~5,000달러. 프라이빗 제트 전세는 50,000~100,000달러. 그 사이, 2만~2만 5천 달러 구간은 텅 비어 있었다. 일등석을 타기엔 돈이 넘치고, 전세기를 띄우기엔 가성비를 따지는 사람들, '실용적 부유층'이라 부를 만한 집단이다. 연간 2,400억 달러 규모의 프리미엄 여행 시장에서 Magnifica Air가 발견한 균열이 바로 여기에 있다.


럭셔리의 모순, 일등석이 풀지 못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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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퍼스트클래스, 에미레이츠 스위트, 싱가포르항공 더 레지던스. 세계 최고 항공사들의 일등석은 충분히 화려하다. 하지만 문제는 기내가 아니라 기내 밖에 있다.

인천공항 출국장을 생각해 보자. 퍼스트클래스 승객에게는 전용 체크인 카운터와 패스트트랙 보안 검색이 제공된다. 하지만 같은 터미널 건물을 이용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수백 명의 이코노미 승객과 동일한 공간을 지나야 하고, 출발 2~3시간 전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기내 경험이 아무리 완벽해도, 공항의 혼잡함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

반대편에는 프라이빗 제트가 있다. 완벽한 프라이버시, 전용 터미널, 출발 30분 전 도착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뉴욕-마이애미 편도에만 수만 달러가 든다. 가족 4명이 유럽을 왕복한다면 수십만 달러다. 자산 5천만 달러 이상의 초부유층이 아니고서는 일상적으로 이용하기 어렵다.

Magnifica Air CEO 웨이드 블랙(Wade Black)은 이 간극을 "럭셔리의 모순"이라 부른다. 흥미로운 건 그의 이력이다. 35년간 항공업에 몸담았지만, 럭셔리 항공이 아니라 의료 항공 운송 전문 기업 SevenBar Aviation을 이끌었다. 회사를 5배 성장시킨 뒤 매각한 그가 초호화 항공에 뛰어든 건, 의료 비행에서 체득한 철학 때문이다. "디테일이 럭셔리를 완성한다." 환자 이송에 요구되는 정밀함(시간 엄수, 위생 관리, 개인 맞춤 동선)을 부유층 항공 서비스에 이식한 것이다.


A321neo에 54명만 태우는 이유

Magnifica Air가 선택한 기체는 에어버스 A220-300과 A321neo다. 흥미로운 건 이 기종의 본래 쓰임새다. A321neo는 저비용항공사(LCC)의 주력기다. 이지젯은 이 기체에 235석을 넣는다. 스피릿항공은 229석. 하지만 Magnifica Air는 같은 동체에 54석만 배치한다. 승객 1인당 점유 면적이 4배 이상 넓어지는 셈이다.

이것은 단순한 공간의 사치가 아니다.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이다. 54석 가운데 4개는 슬라이딩 도어가 장착된 완전 폐쇄형 프라이빗 수트(Private Suite)다. 나머지는 수작업으로 제작한 가죽 라이플랫(Lie-flat) 좌석이다. 후면에는 기내 전용 바(Bar)를 뒀다. 상단 수하물 선반(Overhead Bin)은 아예 제거해 천장고를 높였다. 승객이 기내에 들어서는 순간 느끼는 첫인상 - 일반 항공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개방감 - 이 이 설계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