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전 유의 사항>
복고/레트로/Y2K의 열풍은 식지 않고 있다. M세대는 어린 시절 직·간접적으로 접해본 LP와 테이프를 향수하며 소유하고자 하고, 디지털 시대에 태어난 Z세대는 LP와 테이프라는 새로운 아이템에 열광하며 아날로그로의 회귀를 향해가고 있다. 디지털이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감촉이라는 부분은 아날로그가 명확하게 강점으로 가지고 있다.
참 아이러니한 점은 레트로라고 말한다면, CD도 함께 포함되어야 할텐데 실제 음반 시장에서 LP는 완판 되는데도 불구하고 CD는 전혀 팔리지 않는다고 한다. 어느 가게에 보니까 DVD를 7장에 만 원에 팔고 있었다.

물론 이는 OTT의 영향이 매우 강력할 것이다. 음악도 스트리밍을 하고, 영화도 스트리밍 하는 세상에서 굳이 CD라는 아이템이 매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떨어진다. 예전에 CD를 구매할 때는 완벽한 패키징으로 내가 무엇인가를 소유한다는 느낌을 강력하게 줬다. 스타크래프트를 사도 안에 가이드북과 브루드워 CD 박스까지 완벽한 패키징이었다. 지금은 스타크래프트를 사기 위해 블리자드에 로그인해서 CD-KEY만 받으면 언제든지 게임을 할 수 있다. 돈이 나간 흔적은 있는데, 내 손에 쥐는 건 없는 기이한 소유의 경험을 하게 된다.
왜 테이프나 LP는 가지게 될까? 일단 신기하다. 아직도 얘가 살아있어?의 느낌과 **와? 이건 뭐지?**의 느낌을 동시에 준다. 레트로의 열풍의 핵심은 새로움이다. 뉴트로란 말이 나오는 이유도 이들에게는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그중에서도 LP는 무엇보다 크다. 내가 소유한다는 경험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눈에 띄게 큰 커버와 눈에 띄게 큰 턴 테이블은 인테리어로도 훌륭하고, 음악에 대한 취향이 확실한 사람처럼 보여주기에 제격이다. 모두가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는 시대에, 턴 테이블에서 단 한 명의 아티스트의 노래만 담긴 LP나 테이프를 듣는다? 이건 엄청난 덕질이 아닌 이상 하기 힘든 일이다. LP 장사가 잘 되는 이유는 소유할 수 있는 경험을 확실하게 제공한다는 것이다.
왜 이들에게 소유가 중요해졌을까?
밀레니얼 세대는 추후 경제 주체가 될 이들이고 잠재적 소비 고객으로 역량을 뛰어나게 평가받는다. 모든 기업들이 밀레니얼 세대에 혈안인 이유도 그와 같다. 이 세대들의 소비 패턴을 보면 기이한 소비 패턴이 나타나는데, 보여주기 위한 소비가 굉장히 많다는 점이다. 이는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갈수록 심화되는데, 실례로 신발 브랜드의 소비 1위와 2위가 수도권이 아닌 대구와 광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