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에는 레이싱 규칙책이 얇았습니다. 따라서 팀들이 자유롭게 혁신을 위해 새로운 기술에 수백만 달러를 쓸 수 있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드라이버들은 낮은 차체 안에 몸을 쑤셔넣고 제한된 시야로 몇 시간 동안 시속 320km를 넘겨 달려야 했습니다. 다른 자동차와 불과 몇 센티 떨어진 채로 말입니다.

포르자 모터스포츠 7의 커리어 모드 중에서 초기 프로토타입 레이서의 설명문을 보시면 이런 글이 나옵니다. 실제로 1980년대에는 모터스포츠 업계 자체가 저런 식이었습니다. 더 많은 메이커의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 제한을 최소한으로 풀어 놓고, 그로 인해 자동차 회사들은 여러 가지 실험적인 시도와 혁신적인 기술을 적용한 신형 레이스 카를 연일 만들어 옵니다. 그로 인해 자동차의 평균 속도는 나날이 빨라져 가고 그로 인해 더욱 더 많은 위험이 따르는, 어찌 본다면 광기(狂気)의 시대였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모터스포츠 광기의 시대는 노면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비포장 도로에는 과다한 출력과 그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제어 능력을 가진 그룹 B의 랠리 카들과 그런 자동차를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찍기 위해 목숨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몸을 날리는 갤러리들. 결국 그룹 B는 1986년의 란치아 델타 S4에 탑승한 헨리 토이보넨(Henri Toivonen)이 추락하여 전소한 사고로 인해 영원히 폐지되는 안타까운 결말을 맞았습니다.

모터스포츠 광기의 시대는 노면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비포장 도로에는 과다한 출력과 그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제어 능력을 가진 그룹 B의 랠리 카들과 그런 자동차를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찍기 위해 목숨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몸을 날리는 갤러리들. 결국 그룹 B는 1986년의 란치아 델타 S4에 탑승한 헨리 토이보넨(Henri Toivonen)이 추락하여 전소한 사고로 인해 영원히 폐지되는 안타까운 결말을 맞았습니다.

이번에는 그 광기의 시대를 알아 볼 예정입니다. 물론 그 이후의 차츰 정돈된 레이스로 바뀐 1990년대까지 폭넓게 다루기도 할 예정이니 스포츠카 레이스가 어떠한 형태로 차츰 변해 갔는지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포장 도로에는 과격하게 말해, 개나소나 다들 기본으로 700마력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넘고 예선을 위한 전용 엔진을 두었으며, 그런 엔진들은 과급기나 허용출력을 한계까지 올려 1,000마력 정도까지 맞추는 것도 당연하던 그룹 C 레이스 카들이 있었습니다. 랠리에 비교하면 큰 사고 같은 건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극도로 위험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죠.

포장 도로에는 과격하게 말해, 개나소나 다들 기본으로 700마력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넘고 예선을 위한 전용 엔진을 두었으며, 그런 엔진들은 과급기나 허용출력을 한계까지 올려 1,000마력 정도까지 맞추는 것도 당연하던 그룹 C 레이스 카들이 있었습니다. 랠리에 비교하면 큰 사고 같은 건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극도로 위험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죠.

그룹 C: 온로드 레이싱의 광기(狂氣)의 시대


1982년, FIA는 새로운 레이스 카테고리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이름은 그룹 C(Group C)로, 당시 진행되었던 두 가지 기존 카테고리를 대체하며 또한 통합하고자 하는 의도로 제작된 것이었죠. 종래에는 그룹 5와 그룹 6가 있었는데, 그룹 5는 지붕이 있는(Closed-top) 투어링 카 프로토타입 레이스 카들의 카테고리, 그룹 6는 반대로 지붕이 없는(Open-top) 2시터 레이스 카가 활약했던 카테고리였습니다. 나아가 이 그룹 C라는 카테고리 전체를 FIA 주관 하에 치러지는 레이스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 펼쳐지는 독자 규격 레이싱 대회에서도 사용될 여지도 남겨 두었습니다(실제로 이 카테고리는 일본의 전일본 프로토타입 선수권에서도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그룹 C는 1년 먼저 개설된 북미 지역의 IMSA GTP(Grand Touring Prototypes) 카테고리와 꽤나 닮은 면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대체 대상이었던 그룹 5 특수 양산 차량 카테고리의 대표격 레이스 카인 포르쉐 935.

대체 대상이었던 그룹 5 특수 양산 차량 카테고리의 대표격 레이스 카인 포르쉐 935.

마찬가지로 대체 대상이었던 그룹 6 2시터 레이싱 카 카테고리의 대표격 레이스 카인 포르쉐 936.

마찬가지로 대체 대상이었던 그룹 6 2시터 레이싱 카 카테고리의 대표격 레이스 카인 포르쉐 936.

그룹 C의 탄생에 관계가 있는 디비전은 그룹 6와 IMSA GTP에서 그 뿌리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1981년에 공개된 IMSA GTP 클래스는 지붕이 있어야 하며, 따로 정해진 제한 사항이 명확하게 제정되어 있는 카테고리였습니다. 그러나 GTP 클래스의 제한 사항은 일반적인 제한 사항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통상 제한이라고 한다면 엔진 크기와 같은 곳에서 제한을 두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GTP는 이와 달리 연료 소비량에 제한을 두었죠. 그룹 C는 이에 영감을 받아 연료 소비량에 제한을 두는 규정을 차용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정해진 최종 규정은 최대 중량 800kg에 주유 가능한 최대 연료량을 100리터로 정했죠. 최대 주유 횟수는 1000km당 5번으로 규정했습니다. FIA는 이로서 '내구' 레이스로서의 본질을 살리기 위한 조치라고 생각했었죠. 연료 제한이 있다는 것은 아무리 못해도 초반에는 연료를 아껴 가면서 레이스에 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으니까요.

1984년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에 출전한 그룹 C 레이스 카에 붙여지는 스티커. 그룹 C라는 카테고리는 1980년대부터 고삐 없는 말처럼 폭주하기 시작했습니다.

1984년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에 출전한 그룹 C 레이스 카에 붙여지는 스티커. 그룹 C라는 카테고리는 1980년대부터 고삐 없는 말처럼 폭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외의 규정 사항은... 딱히 없었습니다. 1982년에 발간된 FIA의 규정집에 의하면, 그룹 A와 B의 호몰로게이션을 만족한 엔진이라면 어떠한 제한 사항도 없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All modifications are allowed). 800kg는 공차중량을 기준으로 명시한 무게이며 외관은 최대 넓이가 200cm, 최장 길이가 480cm이며 높이는 최소 100cm, 최대 110cm로 정해졌으며 앞과 뒤 오버행을 합한 길이가 휠베이스의 80%를 넘지 않아야 하며 동시에 앞뒤 오버행의 차이가 휠베이스의 15%를 초과해도 안 된다는 규정이 있었습니다. 문은 무조건 2개로 있어야 하며 동시에 이 문이라는 개념은 시트에 앉을 수 있는 기능을 부여하는 문일 것이라는 추가 조항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후에도 다른 규정이 적혀 있지만, 다른 규정 내용은 이전에도 준수해 왔던 내용들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었습니다. 오픈탑에서 하드탑 전용이라는 변경도 있었지만 이것도 메이커들에게 있어선 딱히 문제 될 사항도 아니었고요. 이러한 내용을 종합해 본다면 이런 결론이 나옵니다.

"엔진은 이전에 공인된 엔진을 사용한다면 무제한, 신설된 연료 규정과 무게, 최소한의 외관 규정만 준수한다면 다른 내용은 딱히 문제 되지 않음"

실로 파격적인 규정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적용된 다른 규정들에 비한다면 1982년부터의 그룹 C 규정은 거의 자유와 다름없는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FIA의 다른 의도도 있었는데, 1970년대 후반에 들이닥친 오일 쇼크의 여파로 모터스포츠가 크게 위축되어 버린 탓에 규정을 느슨하게 하여 완성차 업체들의 참가를 독려하는 의미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개정된 FIA의 그룹 C의 등장은 곧 각국 메이커들의 전국시대가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맨 처음 참가를 희망한 메이커인 포드. 그들은 V8 자연흡기 4리터 엔진을 탑재한 그룹 C 레이스카인 C100을 제작하여 참가하기로 하였습니다.

맨 처음 참가를 희망한 메이커인 포드. 그들은 V8 자연흡기 4리터 엔진을 탑재한 그룹 C 레이스카인 C100을 제작하여 참가하기로 하였습니다.

맨 처음으로 참가 의사를 밝힌 메이커는 포드와 포르쉐였습니다. 그들은 각각 자신들이 독자 개발한 코스워스제 4리터 V8 엔진을 탑재한 C100과 2.65리터 터보차저 수평 6기통 엔진을 탑재한 956을 내놓았고, 그 이후에도 각국의 이름난 메이커들이 속속들이 참가를 발표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란치아와 같은, 랠리에서만 보였던 줄 알았던 메이커도 참가하면서 자기들이 응원하는 메이커들이 늘어가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그룹 C는 흥행이 시작되었습니다. 가능하다면 모든 차량을 다루어보고 싶지만, 우리는 포르자 모터스포츠 7에 나오는 메이커를 집중적으로 조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포드와 같이 참가를 타진한 포르쉐. 터보차저 2.65리터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탑재한 956으로 참가, 레이스 업계의 큰 손들이 참가를 확정하면서 점차 다른 메이커들이 참가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포드와 같이 참가를 타진한 포르쉐. 터보차저 2.65리터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탑재한 956으로 참가, 레이스 업계의 큰 손들이 참가를 확정하면서 점차 다른 메이커들이 참가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재규어 XJR-5: 그룹 C 시대를 개막한 선구자


첫 타자는 재규어입니다. 재규어는 1983년에 XJR-5라는 그룹 C에 준하는 프로토타입 레이스 카를 만들어 내었습니다(1983 Jaguar #44 Group 44 XJR-5). 이 차량은 미국 팀인 그룹 44 레이싱 팀(Group 44 Racing)에 의해 시작된 일련의 프로젝트로 시작되어 밥 툴리우스(Bob Tullius)에 의해 제작된 차량입니다. 재규어라는 브랜드는 본디 영국 태생의 브랜드지만, 지금 나오는 XJR-5는 조금 다른 출생 배경을 갖고 있습니다. XJR-5는 처음부터 미국 팀에 의해 설계된 자동차라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