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빈 강당에서 유명 연예인이 모노로그를 읽게 할 수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실험적인 공연창작자들이 새로운 양식으로 공간을 꾸민 사례들을 살펴볼 수도 있다.

2020.5.14 글: ALICE SAVILLE 번역 /각색 장수혜

브로드웨이 뮤지컬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는 웨스트엔드가 2021년까지 문을 열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아메리칸 시어터지는 사람들이 붐비는 극장에 다시 오는 것을 꺼릴 것이라고 암시했다. 그동안 극장의 3분의 1만 채우는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뉴노멀'로 극장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을 없앨 것이라는 추측들만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나(Alice Saville)부터 따져보자면 연극이 어쩔 수 없이 유명한 연예인의 독백만으로 가득차는 것을 개의치는 않지만, 공연의 창의적인 가능성보다 코로나로 인해 어쩔수 없는 선택을 한 공연만을 보아야 한다면 마음에 많이 거슬릴 것만 같다.

하지만 만약 극장이 이 시간을 미래지향적인 수행을 할 수 있다면? 실험부터 해야 할까? 수십 년 동안 새로운 형식을 시도해 온 라이브 아티스트와 실험용 극장들을 위한 더 큰 플랫폼을 만들기 시작해야 할까? 다음 몇 달과 몇 년 동안 극장이 할 수 있는 대안적인 비전을 나열해 보고자 한다. 아마도 재정 공백을 메울만한 막대한 수익을 가져오지는 못하겠지만, 미래의 관객들에게 극장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미래 지향적이고, 지역적이며, 파괴적이며, 즉각적인 대안들이 될 수도 있다.

1. Drive-in theatre, but without cars 드라이브인 시어터. 그러나 차없는 드라이브인도 가능할 수도! 드라이브인의 아이디어는 인터넷 상에 많이 돌아다녀서 잘 알것이다. 그렇다면 라이더들이나 휠체어, 카트 등을 이용할수도 있지 않을까?

독일과 아일랜드에서 이미 시도되고 있다. 영국국립오페라단은 Drive & Live라는 미니 오페라 시리즈를 선보인다. (관련기사: 국민일보4.27 ) 그렇기는 하지만, 도로의 교통량 감소는 코로나19현상으로 볼 수 있는 희귀한 현상 중 하나이고, 젊은 도시의 관객들은 차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자전거라이더들, 휠체어나 카트이용자들을 환영하는 야외극장의 형태를 구성할 수도 있지 않을까?

용인문화재단, 드라이브인 콘서트

용인문화재단, 드라이브인 콘서트

2019년 미국 노던애리조나 대학 자전거콘서트 2019 Earth Jam event, hosted at Northern Arizona University, 자전거페달로 동력을 가동시켜 공연을 했다.

2019년 미국 노던애리조나 대학 자전거콘서트 2019 Earth Jam event, hosted at Northern Arizona University, 자전거페달로 동력을 가동시켜 공연을 했다.

2. Theatre in abandoned carparks, wastelands, fields, natural spaces버려진 자연에서의 극장. 예를 들면 쓰레기매립장 같은 곳에서 관객들에게 헤드폰을 주고 더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게 하지 않을까?

투명플라스틱으로 공간을 분리하는 것은 약간 디스토피아적인것 같다. 그렇다면 공간적으로 넓게 퍼지는 것은 어떨까? 극장은 종종 관객들을 빽빽하게 한 공간에 몰아넣는다. 그러나 헤드폰을 사용한다면 사람들이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알게 할 수는 있을 것이다. - Slung Low극단에서 The White Whale공연을 했던 것 처럼. (Slung Low극단의 공연은 강가의 배를 띄워 공연되었으며 관객들은 헤드폰을 쓰고 공연을 보게 되었다.) 큰 야외 공간에서 공연을 하되 사람들은 사회적거리를 둘 수 있고 헤드폰을 통해 상황을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각적으로 액션을 증폭시키기 위해 대형스크린을 설치하여 액션을 더 가까이에서 보게도 할 수 있다. 또는 야생으로 더 깊이 들어갈 수도 있고...

영상: Slung Low극단의 The White Whale

영상: Slung Low극단의 The White Whale

3. Theatre that leads audience members to very precise, far-apart spots on a moor, then gives them binoculars to see a performance on a rocky outcrop 관객들을 황무지에서 매우 멀리 떨어진 장소로 안내한 후, 바위투성이의 야외에서 공연을 볼 수 있도록 쌍안경을 제공하는 장소특정적 극장.

무용영화 PINA에서 무용수들은 피나바우쉬의 안무로 자연경관에 반응하는 놀라운 무용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한 무영수의 연약하고도 사나운 몸짓이 끝없는 바위들사이로 펼쳐졌다. 어쩌면 이제는 이와 같은 라이브 레크리에이션의 시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관객들에게 나침반을 주고, 두꺼운 구름이 껴있는 높은 바위사이에서 무용수를 엿볼 수 있는 먼 곳으로 길을 안내할 수도 있다. 그들을 보는 동안 새소리를 들을 수도 있고 사탕을 하나 깨물며 바스락거리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그런 공연...

영화<Pina>의 한 장면

영화<Pina>의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