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波浪
내 인생에 당신이 얼마나 큰 변칙이었는지 아실까요, 파랑. 올곧게 빚어져 정립되어 있던 마음과 일관적으로 반복되던 제 삶에 자잘하게 이는 무심한 잔물결처럼 천천히 어느샌가 스며들더니 그 작던 동요가 큰 동요가 되어 물결이 치고 이제는 당신의 파압을 못 견딘 저의 형型이 부식되어 갑니다. 사라졌다 번졌다가 잔잔한 고요였다 휘몰아치는 파도 같았다가 흔적을 남기고 그림자처럼 눈 위를 붙어 다녀서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당신을 그려야 하는 일이 제 일상이 되었고 살기 위한 침식 외에는 밀려오는 당신으로 침식되어 만 갑니다.
파랑 波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