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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일기

가을아. 어쩌면 너는 이름마저 가을이었던 걸까. 가을이라서, 바람이 제법 쌀쌀해져서, 추위에도 손 둘 곳 하나 없는 닳아있는 마음으로 널 떠올린다. 계절을 핑계 삼아 부르기 좋은 네 이름과 소소리 한 외관과 나부룩한 머릿결. 가을이 너의 이름을 많이 닮아 있다. 그리고 너로 닳아 있는 나도 있다. 이번 가을도 너는 안녕하니. 바람에 안녕이라 보낼 테니 대답 한 번만 해주면 안 될까. 고작 그 말 하나 또박또박 전하지 못하고 바람에 보내야 하는 우리 사이가 밉다. 당신이 바특해져 오는 이 맘 때면 나는 무얼 해야 하지. 비참하게 갈구한다고 해도 네게 닿을 수 없는 마음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런 그리움으로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