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es Analysis Report: Dragon]
작성자: 레드 (Red) / 해결사, 고대 생물학 연구가(자칭)
수신: 진화의 끝을 확인하고자 하는 무모한 탐구자들
주제: '용(Dragon)'이라 불리는 원초적 생명체의 기원과 의태에 대한 고찰
1. 개요: 잃어버린 고리 (The Missing Link)
이 세계의 생태계는 크게 세 가지지. 털을 가진 수인, 비늘이나 뿔을 가진 마족, 그리고 인간.
하지만 고대 문헌들은 이 세 종족의 뿌리가 하나였음을 시사하고 있네. 바로 물에서 뭍으로 올라온 최초의 생명, '원초적 양서강(Primordial Amphibia)'.
우리가 흔히 **'용(Dragon)'**이라 부르는 존재들은 전설 속의 괴수가 아니라, 그 분화의 과정에서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고 **'가능성 그 자체'**로 남기를 택한, **살아있는 유전적 특이점(Singularity)**이라네.
2. 진화의 분기 (The Divergence)
흥미롭게도, 이들은 진화의 방향성에 따라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네.
- Type A. 龍 (Dragon) - [대지의 정복자]:
- 중력을 받아들여 네 발로 대지를 딛는 길을 택한 종이지. 서양의 드래곤이나 고대석형류의 모습과 유사해.
- 이들의 본질은 **'질량과 생명력'**이야. 무한히 팽창하고, 산처럼 거대해지지.
- Type B. 竜 (Ryū) - [회귀와 승천]:
- 뭍을 거부하고 물로 돌아가, 그 흐름을 타고 하늘(대기)로 승천한 종이네. 동양의 용이나 거대 어류의 형상을 하지.
- 이들의 본질은 **'흐름과 기상'**이야. 그들에게 하늘은 그저 또 다른 바다일 뿐이지.
3. 생태적 특징: 완벽한 의태 (Perfect Mimicry)
자네들은 왜 용이 보이지 않는지 궁금하겠지. 멸종했냐고? 천만에.
그들은 '변신'하는 게 아니야. 자신의 세포를 재조립해서 '그 종족이 되는(Becoming)' 걸세.
그들은 완벽한 인간의 DNA와 장기를 가지고, 제빵사나 회사원이 되어 우리 곁에 살고 있어. 그들의 수명은 무한하니, 유한한 삶을 연기하며 유희를 즐기는 거지. 어쩌면 내가 오늘 아침 커피를 산 가게의 주인도 용일지 모르는 일이야.
4. 위계: 생물과 법칙 (Hierarchy)
그들은 강하다. 생물학적으로는 의심할 여지 없는 최강자지.
하지만 명심하게. '생물(Biology)'은 결코 '법칙(Physics)'을 이길 수 없어.
아무리 재생력이 뛰어난 용이라도, 빙하기(미조레)나 별의 핵융합(스텔라), 혹은 공허(쿠로) 앞에서는 무력할 수밖에 없네. 그것이 이 세계를 관통하는 **냉혹한 섭리(攝理)**라네.
5. 결론 (Conclusion)
만약 자네가 운 좋게(혹은 나쁘게) 그들을 마주친다면, 싸우려 들지 말게.
그들은 '진화의 역사' 그 자체니까. 굳이 이기려 들지 말고, 그 유구한 생명력에 경의를 표하는 게 현명할 걸세.
[Peer Review]
- Comment (Mia): "우와... 선배님은 모르는 게 없으시네요! 그럼 제 볏에서 나오는 전기도 용족의 유산일까요?"
- Reply: "가능성은 있다. 너희 수인의 조상이 용에서 갈라져 나왔으니, 그 형질이 격세유전으로 발현된 걸 수도 있지. 흥미로운 표본이야."
- Comment (Eun-Ho): "유전적 융해(Genetic Assimilation)라... 타 종족과 자유롭게 번식이 가능하다니, 의학적으로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군요. 줄기세포 그 자체라는 설명이 와닿습니다."
- Reply: "이론상으론 그렇지. 실제로 검증해볼 샘플이 없다는 게 학자로서 통탄할 일이지만."
- Comment (Chia): "…법칙은 생물을 압도한다라. 냉철하지만 정확한 지적이네요. 저 또한 그 법칙의 일부로서, 그들의 생명력은 존중하지만… 선은 명확하죠."
- Reply: "당신 같은 존재(정신체)가 있기에 내린 결론이다. 피의 기원을 가진 당신이라면 내 가설을 검증해줄 수 있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