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이번 앨범의 작업 과정
그동안의 작업 중 가장 빠르게 진행되었어요. 파트1을 내고 바로 작업에 들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밀려드는 스케쥴들로 그럴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막상 제대로 된 작업을 시작한 건 8월 초 체조경기장 공연이 끝나고 나서였죠. 다행히 곡들의 구조는 마음에 들게 완성이 된 상태였기에 녹음을 하면서 디테일한 다이나믹을 만들면 되겠구나 싶었어요. 그러나 녹음 과정에서 참 많은 변수들이 있었죠. 우리가 딱 한 템포만 더 노련했더라면 더 좋은 결과물을 가질 수 있었을 텐데 하면서 아직도 미련이 남고 몇몇 장면에서는 아직도 이불을 찰 정도로 후회도 듭니다만 어쩌겠습니까.
가사 부분에 있어서는 무척이나 마음에 듭니다. 짧은 시간 동안 쓰인 가사들이라 더 날것 같고 자연히 촘촘하게 연결이 된 기분이 들어요.
조금 촉박한 시간 속의 미션을 가지고 만든 앨범이라서 그런지 진짜 쬐에에끔 모난 구석들이 하나씩 있어요. 좋게 포장하자면 우리 앨범 중 가장 인간적인 앨범이 되겠네요.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부분들이 더 사랑스럽게 느껴질 앨범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모난 부분 더 자꾸 만져주세요. 손에 익도록!


파트2의 앨범 작업 과정은 유난히 옛날 생각이 많이 났어요. 학창 시절에 정훈이 집에서 함께 곡을 만들고 시간이 늦으면 자고 가기도 하고 세상에서 작곡만큼 즐겁고 흥분시키는 것이 없었습니다. 여전히 그렇지만 고된 작업 속에 가끔은 이것들을 잊을 때가 있는데 4집을 작업하면서 다시금 곡을 만드는 게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곡이 우리가 생각한 어느 지점에 닿았을 때 참 그보다 짜릿한 희열은 없는 것 같아요. 또 이번 앨범은 정말 무용담처럼 기가 막힌 하루들의 연속이었어요. 타이틀곡을 만들던 밤, 밤새 드럼 베이스 녹음을 했던 날, 작업실 장비를 챙겨 톤 스튜디오로 향하던 날 정말 들려드릴 얘기가 많습니다. 어떤 때보다 함께 하는 모든 분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였던 4집의 추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Q. 이전의 잔나비와의 연결성
비공식적으로 공개를 했던 미발매 곡들이 세 곡이 수록되었죠. 그저 그 곡들이 때를 잘 만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우리가 모든 걸 쏟아붓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신 것 같은데, 어느 앨범도 조절해 가며 담은 적은 없어요. 이 다음 앨범도 그렇겠지요.
떡밥을 회수하기도 하고 그만큼 더 부풀리기도 하고 그럽니다.
하나 힌트를 드리자면 땅과 우주, 중력과 높이, 현실과 이상, 그런 것들이 이 앨범의 포인트 하나가 될 것 같아요. 늘 날고만 싶어 하던 잔나비는 이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동안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의도적으로 이야기를 그려보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아요. 팬분들의 다양한 해석들을 보면서 그제서야 몰랐던 내 의도를 알게 되기도 하고 그렇죠. 가사를 쓴다는 건 그냥 내 내면에서 떠오르는 단어들을 그대로 담아내는 일이에요. 그래서 내가 가감 없이 써내면 팬분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 마음을 읽어주시는 거죠. 또 알아주고 공감해 주면서 음악의 새 의미가 탄생하고 영원해질 수가 있는 거죠. 언제나 더 솔직해지고 싶어요. 아무튼 그 동안 뿌려놓은 질문들이 제 안에서 회수가 된 것들이 좀 있어요. 음악에 드러나길 바랄 뿐입니다!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