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키아 (Chia) / 현대도시 거주, 혈루 연구가 수신: 이 세계의 현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탐구자들 주제: '정신체(Cerebrate)'라 불리는 현상들의 발생과 그 이질성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키아입니다. 많은 분이 저희를 '요정'이나 '정령', 혹은 '강력한 몬스터'와 혼동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저희는 생물학적 '종(Species)'이 아닙니다. 굳이 정의하자면... '우연히 자아(Ego)를 얻어버린 우주적 재해' 혹은 **'걸어 다니는 자연 현상'**이라고 하는 편이 정확하겠군요.
우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발생'**합니다. 빙하기(Ice Age), 별의 군집(Cluster), 빛(Photon), 혹은 저처럼 구체화하기 힘든 어떤 에너지... 이런 무형의 **'개념'**이나 **'현상'**이 우주적 우연으로 임계점에 도달했을 때, 그곳에 '마음'이 깃들면 정신체가 됩니다. 즉, 육체가 영혼을 만드는 게 아니라, 영혼이 자신을 담을 육체를 급조해 입은 것이 바로 저희입니다.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저희는 동족이 아닙니다. 생각해 보세요. '태풍'과 '바위'가 대화가 통할까요? '겨울'과 '별'이 유전적으로 가까울까요? 저희를 '정신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는 것은, 그저 **"기존 생물학으로 설명이 안 되는 것들을 모아둔 기타(Etc.) 분류"**에 불과합니다. 미조레 님과 스텔라 님 사이에는, 인간과 지렁이 사이보다 더 먼 간극이 존재합니다.
비록 기원은 다르지만, '개념'에서 출발했기에 공유하는 몇 가지 특징은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번식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극히 드물게, 자신의 본질을 **'분할'**하여 새로운 개체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의 딸 **클로이(Chloe)**나, 룬 님의 자매들(Veda Sisters)이 그 예시죠. 이것은 출산이라기보단... **'창조적 분열'**에 가깝습니다.
길 가다 마주친 누군가가 사람이 아니라 '별'이나 '빛' 그 자체일 수 있다는 사실, 꽤 낭만적이면서도 무섭지 않나요? 부디 저희를 이해하려 너무 애쓰지는 마세요. 저희는 그저... 거기에 존재하는 현상일 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