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꿀 소비자의 미래에 관한 다양한 관측 가운데, 행태심리학적 내용만을 담았습니다.
인간의 심리적 본성(Human Nature)과 내재적 욕구는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매슬로우(Maslow)가 정의한 생존, 안전, 소속감, 존중, 자아실현의 욕구는 수천 년간 동일했습니다. 그러나 기술은 이 욕구를 충족시키는 '도구적 양태(Modality)'와 '환경(Context)'을 바꿉니다.
소비자 행동의 변화는 기술적 진보가 인간의 잠재된 욕망과 만날 때 발생합니다. 20세기 초, 사람들은 '더 빠른 말(Horseless Carriage)'을 원했지만,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의 개선을 넘어 '생활 반경의 확장'과 '교외 생활'이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했습니다. 이처럼 기술은 인간이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잠재적 욕구를 실현 가능한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행동 유도성(Affordance)'을 제공합니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인간은 기존 습관을 유지하려는 관성을 지닙니다. 따라서 점진적인 기술 개선은 행동의 근본적 변화를 일으키지 못합니다. 기존보다 2배 더 좋은 기술은 '편리함'을 주지만, 1,000배 더 좋아진 기술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며 인간의 인지 체계를 재구성합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은 '언제나 연결된 상태(Always-on)'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인간의 소통 방식을 시공간의 제약에서 해방시켰습니다. AI 기술, 특히 생성형 AI의 등장은 창작과 정보 처리 비용을 '거의 0(Near-zero marginal cost)'으로 만듦으로써, 과거에는 전문가(화가, 작가)에게만 허용되었던 '창조적 자아 효능감'을 대중에게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진기가 발명되어 회화가 '기록'에서 '추상적 예술'로 그 의미를 이동했듯, 인간의 지적 활동과 예술적 행위의 정의를 다시 쓰게 할 것입니다.
인간의 집단적 행동 양식이 바뀌는 데는 물리적 시간과 인지적 적응 기간이 필요합니다. 모바일이 폼팩터의 변화를 통해 접근성을 높인 약 10년의 주기였다면, 웹(Web)은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고 소통 방식을 민주화한 30년의 주기였습니다.
AI가 가져올 변화는 모바일보다는 웹에 가깝습니다. 단순히 기존 행동을 편리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욕구를 해결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는 초기 단계에 있으며, 대중이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삶의 동반자나 확장된 자아로 받아들이기까지는 약 30~50년의 긴 인지적 적응 과정이 예상됩니다(인지적 적응에 국한).
인간은 본능적으로 인지적 노력을 최소화하려는 '인지적 구두쇠' 성향을 가집니다. AI 에이전트 기술은 이러한 인간의 성향을 완벽하게 파고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