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커피 오픈 알바를 시작하기 전 나는 후자에 해당하는 사람이었다. 잠이 많아서 아침에 계획을 세워도 3일을 지키지 못했고, 학기 중이었음에도 비대면 강의로 혼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 무기력한 아침을 맞았다.
생활비도 떨어지고 과외를 구하다가 시작한 메가커피 알바. 대학생일 때 카페 알바 한 번 쯤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로망을 실천에 옮긴 것이었다. 사장님과 매니저님은 알바 교육 첫날부터 이 일은 쉽지 않을 거라며 겁을 주셨고, 겁이 없었던 나는 해맑게 ‘할만한데요?’ 하면서,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는 말만 믿고 잦은 실수들을 저지르며 일을 배워나갔다.
그렇게 메가커피 알바를 한 지 4개월, 이제는 슬슬 카페 알바 고인물이 된데다가 커피 샷을 내릴 때 힘을 쓰는 왼쪽 손목이 아파서 다가오는 8월부터는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 음료 제조, 손님 응대, 청소 등 다양한 일을 하는 메가커피 알바에서 각자 흥미롭거나 재밌어하는 일은 다르겠지만 (또는 그런 생각 따위 없거나 😅) 나의 경우 매일 비슷한 시간대에 찾아오는 같은 손님들을 지켜보는 것에 흥미가 생겼다.
알바를 하며 친해진 카페 매니저 언니에게 매일 카페에 찾아오는 단골 손님들을 보다 보면 이런 생각을 한다고 했다. 매니저 언니는 “아 그래요? 나는 전혀… 오히려 ‘뭐하는 사람이지..?🤷🏻♀️💢’ 이런 느낌이면 모를까.’ 라고 답했다. (사실… 왈가닥 하는 성격인 나도 그런 생각을 자주 한다.)
내가 매일 아침 만나는 손님들은 이런 사람들이다.
이외에도 기억에 남는 손님 분들이 여럿 계신다. 이렇게 알바 일을 하다보면 다른 가게에 방문할 때 나도 어떤 손님으로 누군가의 기억에 남겠구나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매일 아침, 같은 곳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나에게는 같은 아침 시간을 공유하고 내가 만든 음료를 가져가는 손님들의 일상을 궁금해하는 호기심이 된다.
어떤 일을 하는지, 이런 입맛을 가진 사람은 어떤 성격의 사람일지, 누구와 음료를 마실지, 그 사람과 음료를 마시며 어떤 대화를 나눌지.
카페 오픈 알바를 그만두고 직장에 정착하면, 언제 또 이렇게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나며 사람들을 관찰하고 궁금해 할 일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