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boomerang)

: 오스트레일리아 서부 및 중앙부의 원주민이 사용하는 무기의 하나. 활 등처럼 굽은 나무 막대기인데, 목표물을 향하여 던지면 회전하면서 날아가고 목표물에 맞지 아니하면 되돌아온다.


혹시, 매일 올라오는 글의 제목 앞에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시나요?

어느 날 누생누영에서 그런 글을 봤어요. 100일 동안 꾸준히 무엇 하나를 해내지 못하는 사람은 성공할 수 없다고. 그 말에 괜한 오기가 생겨 100편 글쓰기 도전을 하겠다고 했어요. 100일 동안 매일 글 1편을 쓰기로 한 겁니다. 초반에는 잘나가는 듯하다가, 어라.. 100일을 넘길 것 같더라고요. 게으른 탓도 있고, 쓸만한 글도 없었습니다. 쥐어짜내서 아무거나 쓰긴 싫었고요.

100일 도전을 알려주셨던 분이 이렇게 말씀하시더랴고요. 끝까지 놓지 않으면 실패한 것이 아니라고. 그 말을 듣고, 성공하지 못한다면 실패라도 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어찌어찌 글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숫자를 붙여가며 매일 써내고 있어요. 그게 벌써 95편째입니다.

글을 써보니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매일 제가 어떤 날을 보냈는지, 숨길 수 없어 여실히 드러난다는 것을요. 날마다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감정을 뱉었는지. 글을 잘 쓰고 싶어서, 글을 잘 쓰는 다른 사람의 것들을 열심히 찾아다녔는데.. 사실 답은 가까이에 있더라고요. 그냥 뒤돌아보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부메랑의 뜻을 다시 보시면요. 목표물을 향하여 던지면 회전하면서 날아가고 목표물에 맞지 아니하면 되돌아온다고 합니다.

제가 써왔던 94편의 글은 나를 향해 소리치는 글이었습니다. 그런데요, 그것이 나에게 닿지 않았을 때 기꺼이 시간을 내서 읽어주신 분들 덕에 다시 사랑으로 되돌아오더라고요. 어제 쓴 글은 유독 그랬던 것 같아요. 사랑으로 돌려주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덕분에 제가 쓴 글을 하나하나 되돌아봤어요. 결국 내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걷고 있을까 생각하면서요.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매일 글을 쓰면서 이 과정이 괴롭기도 하고 즐겁기도 한데요. 단 한 번도 글쓰기를 멈춰야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습니다. 어느 방향으로든 저한테 도움을 주더라고요. 잘 쓰면 잘 쓰는 대로, 못 쓰면 못 쓰는 대로, 떠오르지 않으면 떠오르지 않는 대로, 고민을 하면 하는 대로 조금씩 저를 성장시켰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