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행 IT 업계에 종사하지만 사실 소비자로서 경험을 자주하는 편은 아니다. 아마 다수의 IT서비스 종사자가 그렇겠지만 흔히 말하는 '개밥먹기'가 늘 쉬운 것은 아니다. 다행히 오랜만에 여행을 준비하면서 항공, 숙박, 음식점, 관광지, 액티비티 등을 알아보는데 여러가지 서비스를 활용해볼 수 있었다. 준비 단계별로 다양한 앱을 사용했는데 살아남은(?)것 중에 트리플이라는 녀석이 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했던가. 아예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는 아니었음에도 여행자 입장에서 준비하는데 도움을 받고,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최근 트리플은 서비스 출시 1년 6개월만에 가입자 350만명 돌파와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 B투자를 유치했는데, 고객과 업계 종사자 입장에서 어떤 서비스이고 다른 앱과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비즈니스 분석을 해볼까 한다.

도대체 트리플은 무슨 서비스야?

트리플 회사/서비스 소개를 바탕으로 보면 2가지 지향점을 알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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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가지를 조합해보면 과거부터 지금까지 오랜기간 IT 업계의 화두인 "데이터기반 개인화 서비스"를 지향하는 것 같다. 서비스 형식이 위와 같다면 서비스 내용은 무엇일까? 앱을 살펴보면 첫 화면에 여행지를 검색/선택하고 그에 따른 날씨, 교통, 테마 정보 등을 제공해주는데 "여행일정짜기 중심의 콘텐츠 서비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콘텐츠 비즈니스는 <1. 콘텐츠 자체의 판매> <2. 콘텐츠 이용 시 광고> <3. 콘텐츠와 연계된 상품판매> 이렇게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트리플은 3번 방식을 도입해 호텔 객실 판매나 포켓와이파이, 보험 등 여행유틸리티 커머스를 통해 실현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리플은 콘텐츠들과 판매상품이 개별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지를 선택한 맥락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지기 때문에 상품 광고라는 거부감을 최소화하고 있다. 필요한 맥락에서만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첫인상으로는 콘텐츠가 없어보이지만, 자세히보기를 통해 사용자 리뷰나 자체 콘텐츠로 깊이감도 함께 제공하고 있었다.

과거 비슷한 서비스와 무엇이 다를까?

1박자 : 모바일

여행 앱에는 트리플과 같이 콘텐츠 서비스 외에도 최근 패키지 상품 메타검색 서비스, 하나투어나 여행박사 등 기존의 여행사 앱 서비스, 호텔이나 항공, 액티비티 등 상품판매에 특화된 서비스 등 굉장히 다양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각각의 앱들이 여행 고객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맞춰져 있다.

트리플은 자유여행객에게 맞춰진 서비스이다. 자유여행 시장이 커지면서 과거부터 단품(호텔, 항공, 액티비티) 서비스가 성장해왔고, 마찬가지로 여행 콘텐츠 시장(지도, 팁, 리뷰)의 성장과 동시에 여행일정 관리 서비스 또한 나타났다. 이 중 과거 PC 웹 서비스에서 시작되었던 투어팁스나 위시빈 등이 트리플과 굉장히 유사한 서비스라고 느껴서 모바일 앱을 비교해보았다.

<이미지1. 왼쪽부터 위시빈, 투어팁스, 트리플>

<이미지1. 왼쪽부터 위시빈, 투어팁스, 트리플>

PC 환경에서는 나름 만족스럽게 썼던 위시빈과 투어팁스가 모바일에서는 트리플을 붙여보니 격차가 심해보였다. (트리플은 현재 PC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최근 한국인의 여행습관이 모바일 사용을 여행 전부터 끝날때까지 매우 자주 활용한다고 하는데, 모바일에서의 이 차이는 사업측면에서 매우 중요해보인다. (참고자료 첨부)

느낌으로 바로 알 수 있지만, 간단하게 비교해보면 위시빈과 투어팁스는 PC 환경의 정보를 모바일에 최대한 담으려고 한 것 같다. 글씨 크기부터 다르고, 정보들의 간격, 사진 개수나 크기, 텍스트 길이, 콘텐츠의 강약과 배치순서, 콘텐츠의 목적 등이 가독성과 몰입도의 차이를 만들고 있었다.

위시빈은 일정짜기도구와 유저가 만든 일정콘텐츠를 알리는데 집중하고 있었고, 투어팁스는 여행정보, 상품판매 등에 집중하고 있었기에 각각의 예시로 비교해보았다.

<이미지2. 왼쪽부터 위시빈, 트리플>

<이미지2. 왼쪽부터 위시빈, 트리플>

이미지2를 보면, 버튼배치나 정보노출량의 차이가 있다. 트리플이 훨씬 깔끔해보이고 정보 피로도가 낮다. 위시빈의 배너는 홍보니즈가 있었겠지만 모바일 사용자 경험에서는 감점요인이다.

<이미지3. 왼쪽부터 투어팁스, 트리플>

<이미지3. 왼쪽부터 투어팁스, 트리플>

내용은 특별히 다르지 않다. 문장단위로 줄넘김을 하는게 모바일에서는 정보를 부족해 보이게 만든다. 트리플은 중간 중간에 큰 이미지를 계속해서 보여줘서 흥미를 유발한다. 독특한 차이점은 관광지의 오픈시간, 위치 등의 기본정보를 투어팁스는 상단에, 트리플은 하단에 두었다는 점이다. 콘텐츠를 읽는데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읽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트리플은 흥미유발에 좀더 포커스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번외 : PC 웹 U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