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이동 따라 '선을 넘은 녀석들'

14세기에 제2차 페스트가 유행했잖아요. 주로 유럽에서 일어났던 흑사병을 말하는데 13세기 몽골제국의 팽창과 함께 벌어진 일입니다. 미얀마와 중국, 티벳 사이에 있는 이 지역을 몽골제국이 침략하면서 풍토병에 걸리고 쥐와 벼룩이 같이 움직이면서 균이 옮겨갔고, 실크로드를 타고 유럽으로 간 것입니다. 무역과 군사 루트에 질병이 같이 이동한 것이죠. 3차 페스트도 마찬가지입니다. 19세기 중반에 시작했는데, 청나라 군대가 반란군을 진압하러 갔다가 전염돼 돌아와서 확산되고 홍콩 쪽으로 간 것이거든요. 홍콩에서 콜카타, 뭄바이, 케이프타운으로 쭉 퍼지는 겁니다. 이 라인이 그 당시의 세계화인데 결국 무역 루트와 굉장히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콜레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도의 풍토병이었는데요. 대영제국이 인도를 지배한 뒤에 개척한 여러 루트를 따라 콜레라가 올라가게 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 세계가 항공편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모두가 영향을 받은 것이죠. 아직은 인류세와 기후변화, 질병의 창궐을 연결시켜서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는 못 봤습니다. 하지만 꼭 그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기온이 2~3도가 더 오르는 것을 임계점으로 보는데, 이럴 경우 동토라고 시베리아 스텝지역이 녹아버리면 이 땅에 언 상태로 갇혀 있던 100만종 이상의 바이러스 같은 것이 다 나올 수가 있습니다. 인류가 겪지 못한 새로운 바이러스들이 여기서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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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들어낸 시대 인류세의 위기

“바이러스만의 문제 아냐”

그런데 이게 바이러스 문제만이 아니고 아프리카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보다도 더 위험한 메뚜기 습격을 받고 있어요. 지구 온난화 때문에 따뜻해져서 메뚜기가 알을 너무 많이 까서 개체 수가 너무 많아지면서 아프리카의 농작물을 초토화하고 있고, 그게 인도 중국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게 어떤 상황이냐면 과학적인 증거가 충분하고 모든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그런 어떤 지식의 체계를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이 위기를 대응해야 되는 상황이 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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