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정, 「무엇이 사고를 사회적 참사로 만드는가 : 국가와 제도 폭력」, 『아프면 보이는 것들 : 한국 사회의 아픔에 관한 인류학 보고서』, 후마니타스, 2021.

2021.11.6.

서양사학과 박상현

'아직도'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사회의 논의는 '아직도'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아직도 세월호 이야기를 하느냐?'는 비난과,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것이 너무나 많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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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에 대한 원색적 비난, 타인의 고통에 대한 조롱은 차치하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고의 직접적 원인을 밝혀내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그러나 동시에, 왜 그것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는가를 따지다보면, 그것이 이미 '밝혀진' 사실들에 상당히 기인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세월호 참사는 그 사건 자체 뿐 아니라, 그 사건을 둘러싸고 일어난 사회적 관계 속에서 적극적으로 구성되고, 지연되어 왔던 것이다.

그리하여, 사회적 관계 속에 구성된 사회적 참사로서의 세월호 참사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 때문에 우리는 '아직도'라는 조건부의 시간에 갇혀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감히 말하건대 '영원히' 세월호 참사를 되돌아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