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군산, 나의 회관 일지 #2]

조명으로 무대를 밝히는 감독,

최종은님


최종은 조명감독은 1997년부터 2013년까지 시민문화회관에서 조명감독으로 일했다. 이후 예술의전당으로 옮겨 같은 일을 하고 있으니 30년 가까이 군산의 모든 공연은 최 감독의 손을 거 쳤다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예술의전당 근처 카페에서 최 감 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군산 예술의 전당 인근 카페 커피브라운에서 만난 최종은 감독 ⓒ 로잇스페이스

군산 예술의 전당 인근 카페 커피브라운에서 만난 최종은 감독 ⓒ 로잇스페이스

1997년부터 조명을 담당하셨죠. 공무원 생활은 92년도부터 하신 걸로 아는데, 어떻게 조명감독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시민문화회관 무대감독은 한 명씩 배치되죠. 혼자 시민문화회관 조명감독을 담당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이 있으신가요?

제가 딸 만 둘이에요. 토, 일요일에 주로 공연했기 때문에 아이들과 갖는 시간이 부족했어요. 처음에 조명감독을 할 때는 새로운 배움이 많았죠. 33살 때부터 시민문화회관에 근무했으니까 얼마나 열정이 가득해요. 모르는 건 찾아가서 배우고 그랬죠. 다른 분들은 무대 와 가까이 있으니 문화 예술 공연을 많이 본다고 하는데 사실은 더 시간 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최 감독은 시민문화회관과 예술의 전당을 거치며 25년 넘게 조명감독으로 근무했다. ⓒ 로잇스페이스

최 감독은 시민문화회관과 예술의 전당을 거치며 25년 넘게 조명감독으로 근무했다. ⓒ 로잇스페이스

낯선 일을 익히는 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당연히 있죠. 너무 한곳에 있다 보니 새로운 것에 배움이 많이 줄었어요. 저희는 공연을 먼저 보는 사람이에요. 부족한 것을 메꾸는 사람이죠. 예술의전당은 조명 설비의 많은 부분이 디지털로 바뀌었는데, 시민문화회관은 대부분 아날로그 방식이었어요. 손을 직접 거쳐야 작업 이 가능했죠.

조명감독으로 일하며 예술가분들과 소통하는 일도 많았을 것 같아요.

주최 측이나 기획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었어요. 전문 인력이 적었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일손이 되었죠. 회관에서 공연할 땐 월요일에 출근하면 칼라 지를 다 준비해놨어요. 공연마다 필요 한 조명 색이 다 다르거든요. 일주일 공연의 시작이죠. 공연 조명에 맞는 큐시트가 다 나와요. 옛날에는 직접 재단을 했어요. 저는 조명 1.5세대예요. 공연법 생기기 전을 1세대라고 2002년을 기준으로 공연법이 시행됐거든요. 98년도부터 해서 각 극장에 전문 감 독이 있어야 하는 걸로 공표가 됐는데 시행 후 2년의 유예기간이 있었거든요. 1.5세대는 2002년 월드컵을 기점으로 모든 조명 기술 이 발전했어요. 변환하는 시점에 1.5세대가 있었죠. 아날로그를 바 탕으로 하면서 약간의 디지털을 접하게 된 시기죠. 수도권은 먼저 디지털 장비를 활용했고 군산 같은 소도시는 아날로그 방식을 많 이 사용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