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세밀화가/작가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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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식물세밀화가. 네이버 오디오클립 ‘이소영의 식물라디오’를 진행자. 『식물과 나』 『식물의 책』 『식물 산책』 『세밀화집, 허브』를 지었다.

식물세밀화가이자 식물 연구자, 『식물 산책』, 『식물의 책』을 쓴 작가, 네이버 오디오클립 <식물 라디오> 진행자… 여러 통로로 식물 이야기를 보여주고 들려주는 이소영 작가는 말합니다. 식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더 넓고 큰 세계를 이해하게 되었다고요. 그러니 더 가까이, 다가가서 들여다봐도 좋겠습니다.

**"들여다보면 볼수록 더 많은 것이 보인다. 관찰하면 할수록, 안으로 들어갈수록, 더 넓은 세계가 있다는 걸 식물을 통해 깨우친다."

식물과 함께한 첫 번째 기억이 궁금하다.

어릴 적 살던 집 마당에 앵도나무가 있었다. 여름이면 아빠와 빨간 바구니를 들고 앵도를 따서 먹곤 했다. 그 좋은 기억 덕분에 나도 크면 정원에 과실 나무를 심고 싶다고 생각했다.

식물을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나?

살던 집 근처에 항상 공원이 있었는데, 아빠와 함께 자주 갔다. 아빠가 제게 경험하게 해준 것들이 식물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그림 그리는 재주도 아빠를 닮은 것 같다. 요즘은 일부러 식물을 보러 떠나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경우도 많으니, 도심에서 공원 역할이 큰 것 같다.

식물세밀화란 무엇인가?

식물세밀화는 식물의 형태를 그림으로 그린 기록물이다. 어느 계절에 식물도감을 봐도 식물 이름을 식별할 수 있도록 한 페이지에 뿌리, 줄기, 가지, 잎, 꽃, 열매 이 모든 기관이 다 들어 있어야 한다. 중요한 건 식물세밀화는 ‘과학 일러스트’라는 점이다. 식물 연구 과정에서 그리는 그림이기 때문에 아름답게 그리거나 사유를 담아 그리는 그림이 아니다.

어떻게 그리나? 네 개의 계절을 한 장의 그림에 모두 담을 수 있나?

식물세밀화는 식물의 특징은 강조하고 환경 변이(찢어진 잎 등)는 축소해서 그린다. 그리는 사람의 눈을 한 번 거친, 편집이 이뤄진 그림이다. 어떤 걸 삭제하고 강조해야 하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에 식물을 잘 알아야 한다. 계절마다 식물을 관찰한다. 여름에는 무성한 잎을 보고, 꽃이 피거나 열매, 겨울눈을 맺는 시기에도 직접 눈으로 식물을 보고 채집한다. 그렇게 몇 장의 스케치를 그린 후에 다시 배치해서 그림 한 장으로 완성한다. 사진과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사진이 옥상에 핀 민들레를 사진 한 장에 찍는 것이라면, 식물세밀화는 너른 지역에 핀 수십수백 개의 민들레를 모두 관찰해서 공통적이고 보편적인 점을 강조해 한 장의 그림으로 그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