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주위 환경에 영향을 꽤나 많이 받고 있는데요. 그 중 계절의 영향을 꽤나 크게 받는 편입니다. 한 계절이 가고 다음 계절이 오는걸 느끼는 순간마다 새로운 생각들이 솟아오르곤 해요. 올해 초엔 출근길에 개나리가 한 두개씩 피어나는걸 보고 ‘아, 그렇게 추웠던 겨울이었는데도 결국 이렇게 봄이 오는구나. 결국 겨울도 이렇게 흔적만 남기고 다 지나가는 구나’ 싶었습니다.
최근엔 비가 올랑말랑 꿉꿉한 무더위 속에서 불쾌지수 100으로 출근을 하며 ‘이제 진정한 여름이구나!’ 느끼고 있습니다. 사실 전 최근에서야 여름을 좋아하게되었는데요. 스물다섯 스물하나 드라마를 보고 난 이후에서야 여름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몇 화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둘의 마음을 표현해주던 초록색 펜싱 사인과 창문 밖의 푸른 풍경들이 합쳐져 온 세상이 초록색이던 그 화면을 보는 순간 ‘아 청춘의 색은 여름이구나. 난 초록의 여름을 사랑할수밖에 없겠구나.’ 싶었거든요.
어떤 글이든 마지막에 ‘여름이었다.’만 적으면 감성적이고 아련한 청춘의 글이 되는 마법 알고계신가요? 처음엔 친구들과 농담을 하면서 노는 문장일뿐이었는데, 왜 저런 느낌을 주는지 생각해보았어요. 사람을 지치게 하는 쨍한 무더위, 언제 그칠지 모르는 끊임없는 장마를 견뎌내고 반짝이는 초록빛의 여름이 되는 이 멋진 과정이 청춘과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언젠가는 우리가 청춘이라고 생각했던 이 여름의 순간들도 가을로 넘어가겠지요? 각 계절의 매력이 있지만 오늘 이후론 낮이 짧아지기 시작한다고하니 벌써부터 아쉽기만합니다. 짧아지고있는 여름도 초록빛으로 많이 반짝이고 붉은 가을로 넘어가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