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의 실학자 중에 연암 박지원이라는 분이 계십니다. 그분은 열하일기로 유명한 분입니다. 그분은 어려서 영조 시절에 소과에 장원급제를 했습니다. 비록 소과이지만 장원급제를 했고, 그 글이 워낙 탁월한 문장이라서 영조 임금에게까지 전해졌습니다. 임금이 그의 글을 보고 탁월하다 하면서 도승지에게 주셨습니다. 그리고 모든 대신들이 함께 돌려 보라고 명령했습니다. 신하들이 그 글을 본 자마다 모두가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새겼습니다. 나중에 이 분이 대과에 급제하면 큰 인물로 발탁하리라고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연암은 대과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대과에 합격해서 장차 조정에 나가서 큰 뜻을 세우고 펼치겠다는 마음 자체가 아예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집안 어른들의 성화를 못 이겨서 시험을 보기는 했으나 백지를 내기도 일쑤였고, 서너 문제에 그림을 그려내어 낙방하기도 여러 번이었습니다.
그렇게 세월을 보내다가 마흔네 살이 됩니다. 마흔네 살이 되었을 때 그의 친척 형님 중 한 분이 청나라 사절단을 이끄는 책임자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형님이 연암을 함께 데리고 갔습니다. 가서 큰 나라와 넓은 문물을 보라는 배려였습니다. 그는 형님을 따라서 청나라를 다녀오고 큰 충격에 빠집니다. 오랑캐 나라라고 무시하고 멸시했는데 이 나라가 이렇게 위대한 나라로 발전했다니, 그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의 시선은 여느 사람하고는 달랐습니다. 여느 사람들, 수많은 사람들은 청나라의 대궐과 부자들이 사는 모습을 보았지만, 그는 평민들의 삶, 백성들의 삶을 봅니다.
그 백성들의 삶에서 그는 두 가지를 보았습니다. 하나는 깨어진 기와 조각으로 정원을 만들고 화단을 만드는 모습을 봅니다. 그리고 말이 길을 가면서 배출한 배설물을 가지고 축대를 견고하게 쌓아올린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청나라의 저력이라고 평가합니다. 이것이 열하일기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가 이것을 저력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나라와 관가와 임금이 거대한 토목공사를 벌여서 백성들을 그 공사에 동원하면 백성들이 어찌 정원을 가꿀 시간이 있겠는가, 백성들이 어찌 화단을 가꿀 시간이 있겠는가. 그런데 그들은 깨어진 기와 조각으로 정원과 화단을 가꾸며 가족끼리 행복한 시간을 함께 나누고 있으니 태평성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들은 자원을 재활용해서 축대를 쌓아 올리니 이 나라의 국고가 든든해질 것이다. 그는 이런 식으로 열하일기에 자신의 탁월한 관점을 기술했습니다.
돌아와서 열하일기를 출판합니다. 사람들은 열광했습니다. 사람들마다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나고 다들 열하일기를 구해서 읽으려고 야단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조정에서 사대부 자제들이 쓸 수 있는 문체, 글의 문체까지 정해 두었습니다. 그 당시 정조 시절에 정해둔 문체는 다산 정약용이 표준이었습니다. 정약용처럼 쓰고 정약용처럼 기록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정약용의 문체보다는 연암의 문체에 열광했습니다. 급기야 정조가 문체반정을 지시합니다. 바로잡겠다는 뜻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벼슬도 하지 않은 연암의 글을 사대부 자제들이 쓰는 건 옳지 못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임금이 아무리 말해도, 조정에서 아무리 문체를 정해 줘도 쓰지 않으면 그뿐입니다. 백성들은 모두가 다 은밀하게 더욱 깊이 자기만의 글쓰기 세계에 빠져 가는데, 그때 표준이 바로 연암이었습니다.
이것이 권위입니다. 사람들이 쓰지 않으면 권위가 생기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따르지 않으면 그 어떤 권위도 생겨나지 않습니다. 아무리 나라에서 표준을 정해 두어도 쓰지 않으면 그뿐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권위는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요. 하나님 나라의 권위는 먼저 위로부터 하나님이 인정해 주셔야 됩니다. 하나님이 옳다 하시고 하나님께서 말씀을 주셔야 그때 권위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권위는 반드시 영적인 사람들이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 권위를 인정하고 따르고 순종하면서 그 권위는 확정되고 완성되어 갑니다.
오늘 읽은 말씀은 권위에 대한 말씀입니다. 우리가 이 말씀을 통해서 나는 과연 하늘로부터 받은 권위 있는 자인가, 아니면 권위적인 사람인가, 우리 자신을 깊이 묵상하고 돌아보는 은혜의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예수님께서 성전을 정화하신 이후에 며칠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성전 이곳저곳을 둘러보십니다. 과연 성전이 이제 제대로 되어져 가는가, 성전이 제대로 하나님의 뜻대로 새로워져 가는가,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성전을 둘러보십니다. 그런데 그러던 중에 일단의 무리들을 만납니다. 그 일단의 무리는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종교 권력자들, 종교 지도자들이었습니다.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 율법학자들과 바리새인들이 길 가다가 성전 안에서 예수님과 마주칩니다. 그들은 길고 긴 회의를 마친 후였습니다. 예수를 죽이겠다고 결론 지어 놓고 죽일 방법을 찾았습니다. 오랜 회의 끝에 그들은 예수를 이렇게 죽이겠다고 결정하고 나오는 길이었습니다. 그들의 일행과 예수님의 일행이 마주치자 그들이 분노한 목소리로 예수님께 한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28절을 보십시오.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느냐 누가 이런 일 할 권위를 주었느냐"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느냐, 이런 일이란 성전 안을 뒤집어 놓고 성전을 정화한 일을 말하는 것입니다. 네가 과연 성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는데, 그 권위가 어디서부터 나온 것이냐, 누구 허락을 받고 이런 일을 하느냐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유대인들에게는 최고 의결 기관이 있었는데 그 기관은 산헤드린 공회입니다. 유대인의 최고 의결 기관입니다. 모든 일을 거기에서 다 결정합니다. 성전에서 짐승을 사고파는 것, 성전에서 돈을 바꾸는 것도 산헤드린 공회에서 결정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네가 공회에서 결정한 일을 뒤집다니, 도대체 너는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냐, 공회원들보다 네가 더 높으냐 하는 질문입니다. 적반하장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입니다. 하나님의 성전을 그 아들이 새롭게 하시고 정화하시고 바르게 하겠다는 데, 이들이 시비를 걸고 있습니다. 물론 예수가 누군지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예수님은 이들의 질문에 대해서 대답할 가치를 찾지 못하십니다. 내가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는지, 그 권위의 출처를 말하기를 예수님은 불편해 하십니다. 오히려 주님께서는 질문에 대해서 또 다른 질문으로 응수하셨습니다. 예수님이 이렇게 되묻고 보십니다. 30절을 보십시오. "요한의 세례가 하늘로부터냐 사람으로부터냐 내게 대답하라" 갑자기 예수님께서 요한을 들먹이십니다. 세례 요한입니다. 요한이 세례를 베푼 것이 과연 하늘로부터 온 것이냐 아니면 사람으로부터 온 것이냐, 이 질문이었습니다.
세례 요한이 어떤 사람입니까? 세례 요한은 예수님보다 6개월 먼저 오신 분이고 예수님의 친척입니다. 세례 요한의 집안을 살펴보면 입이 쩍 벌어집니다. 세례 요한의 아버지는 사가랴였는데, 그가 제사장 24반열 중에 한 반인 아비야 계열의 자손이었고, 직업이 제사장이었습니다. 혈통이 제사장 가문이었습니다. 또 어머니는 어떻습니까? 세례 요한의 어머니는 엘리사벳인데, 엘리사벳의 뿌리를 올라가고 올라가고 올라가 보면 대제사장 아론을 만납니다. 대제사장 아론이 세례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의 조상이었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뿌리가 대제사장, 제사장과 닿아 있습니다.
그는 그러므로 가만히 있기만 하면 제사장이 될 사람입니다. 그것도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가만히 있으면 대제사장의 일 번 후보였습니다. 손색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렇게 뿌리부터 지방(地方)부터 훌륭한 사람이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옵니다. 종교적 카르텔의 자리에 매여 있지 않겠다, 박차고 나왔습니다. 빈 들로 가버렸습니다.
세례 요한이 빈 들로 가버린 이후에, 그때 그 당시의 정치 권력이 어떠했는지를 누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누가복음 3장 1절과 2절입니다. "디베료 황제가 통치한 지 열다섯 해 곧 본디오 빌라도가 유대의 총독으로 헤롯이 갈릴리의 분봉 왕으로 그 동생 빌립이 이두래와 드라고닛 지방의 분봉 왕으로 루사니아가 아빌레네의 분봉 왕으로 안나스와 가야바가 대제사장으로 있을 때에 하나님의 말씀이 빈 들에서 사가랴의 아들 요한에게 임한지라"
복잡한 말씀이고 복잡한 지명과 이름이 나오고 있는데 단순합니다. 삼 단계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제일 위에는 로마 황제가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빌라도가 있습니다. 또 그 아래에는 헤롯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그 아래에는 헤롯에게 무릎 꿇고 헤롯에게 권력을 탐하고 있는 유대 종교 지도자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꼭대기에 황제, 그 아래 총독, 그 아래 분봉왕 헤롯, 그 아래 종교 지도자들. 이런 사람들이 서열을 좇아서 그 자리에서 손을 비비고 아부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총독에게, 관저에 가서 금덩이를 가져다주고 관직을 얻어 옵니다. 어떤 사람은 헤롯에게 가서 돈보따리를 가져다주고 관직을 얻어 옵니다. 그런 것이 그 당시의 현실이었습니다. 거기에 어떤 권위도 존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