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30일

샬롬! ****

주님의 이름으로 케냐에서 평안의 인사를 드립니다.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 백신의 보급과 접종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몇몇 나라는 대다수의 국민이 접종을 마친 가운데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려고 시도한다는 소식이 있는가 하면 수많은 나라에서는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3차 대유행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습니다. 지금은 '나 하나쯤이야'라는 이기적인 생각보다는 '나 하나 때문에'라는 이타적인 생각으로 개인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코로나 19의 긴 터널을 지나면서 많은 어려움들이 여러분의 가정, 일터, 교회에 있을지라도 눈동자와 같이 지키시고 세상 끝날까지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신 신실하신 하나님을 바라보며 끝까지 잘 견뎌내시기를 날마다 중보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3월 한 달 동안에도 여러분의 아낌없는 사랑의 후원과 중보기도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곳 케냐의 소식을 전하며 다시 한번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3월7일 주일에 올로도쿨루푸오니(Olodokulupuoni)교회를 방문하고 함께 예배하기로 했습니다. 나록까지 약 3시간 그리고 나록에서부터 비포장길을 약 70km를 더 가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지난 달에 다녀온 무루아교회보다 1시간 이상 더 걸릴 것 같아서 아침 6시 정도에 출발해서 3시간만에 나록에 도착하였습니다. 제이콥 목사와 만나기로 한 쇼핑몰이 가까와져 속도를 줄이면서 입구로 회전을 하는 순간 갑자기 아내의 비명 소리와 동시에 우당탕하는 소리와 함께 오토바이가 조수석 쪽에 부딪힌 후 자동차 왼쪽 앞으로 오토바이 운전자와 동승자가 함께 미끄러졌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로 깜짝 놀라서 자동차를 앞쪽으로 옮겨 놓고 내리려고 하는데 어디서 왔는지 금방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자동차에서 내려 오토바이를 탔던 사람들에게 갔더니 일어나서 제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회전을 했다고 제 잘못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잘잘못을 떠나서 많이 다치지 않았나 걱정이 되었는데 감사하게도 가벼운 찰과상 정도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선교지에서 교통사고가 나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가 들었는데 현실이 되었습니다. 모여든 사람들 중 제편을 드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제이콥 목사와 약속시간이 거의 다 됐기에 전화를 했더니 거의 다 왔다고 했습니다. 제이콥 목사가 그들과 얘기하고 일단 병원으로 데리고 갈테니 저희들은 주차장에서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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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보내고 주차장에 들어가는데 직원이 저에게 오토바이 탄 사람들이 과속해서 끼어들었던 거지 저는 방향지시등을 켜고 천천히 진입했었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오늘 설교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성도들에게 주시기 전에 저희에게 주시는 말씀이라는 것이 깨달아졌습니다. 비록 사고는 났지만 모든 상황이 감사했습니다. '만약 우리가 더 빨리 달렸었더라면, 오토바이에 탔던 사람들이 큰 부상을 입었었더라면, 현지 목회자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낯선 곳에서 사고가 났었더라면...' 그렇지 않은 것이 너무도 감사했습니다. 계속 감사하며 기도했습니다. 잠시 후 제이콥 목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그들의 부상은 심하지 않았고 병원비와 오토바이 수리비로 약간의 비용으로 합의를 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일이 감사했습니다.

주차장에서 나오는데 직원이 또 얘기합니다. '네가 잘못한 거 아니라고.' 아까는 저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 증인 요청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그 소리가 하나님의 격려의 말씀으로 들렸습니다. "괜찮아 네가 잘못한거 아니야." 순간 마음에 감사과 기쁨이 넘쳐났습니다. 제이콥 목사가 병원에서 돌아와서 저에게 걱정과 위로의 말을 해주었습니다. "마귀가 오늘 우리가 예배에 가지 못하도록 방해했지만 예수님의 보혈로 지키셨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멘!으로 화답하고 예정시간보다 1시간 반 정도 늦게 오전 10시 30분 경에 기쁨과 감사한 마음으로 교회를 향해서 출발하였습니다.

⛪ 예수님의 산상수훈의 현장같은 교회-올로 오도쿨루푸오니교회

약 80km 정도의 비포장길을 먼지를 일으키며 2시간 반이상을 달렸습니다. 예정 시간보다 너무 늦게 출발해서 거의 오후 1시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다가 예배를 드리고 돌아간 것은 아닌지, 점심 때가 지나서 배가 고플텐데 어떡하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바삐 운전해서 가다보니 길이 없어지고 길이 없는 곳으로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거의 다 왔구나 싶었는데 저 멀리 큰 나무아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한 사람이 뛰어내려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진입로가 없어서 헤메고 있는 저희를 보고 담임목사가 내려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안내를 받아서 올라가는데 마사이족 특유의 가락의 찬양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름다운 찬양 소리가 저희를 맞이해 주는 환영소리처럼 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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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모여 있는 큰나무 가까이 가서 보니 남녀노소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흥겹게 춤추며 찬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사이부족의 찬양과 춤추는 모습이 이제는 우리 고유의 소리와 춤사위 처럼 정겹게 느껴졌습니다. 시간이 많이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심으로 춤추며 찬양하는 시간들이 지속되었습니다. 마치 법궤가 돌아올 때 춤추며 찬양했던 다윗의 모습이 이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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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을 전하면서 지난 달에 다녀온 무루아 교회 이야기와 마사이어를 몇마디 했더니 성도들의 마음이 활짝 열렸습니다. 설교하는 동안 문득 예수님께서 산상수훈을 가르치셨을 때 이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넓은 들판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참으로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오늘 교통사고 때문에 늦게 된 이유를 설명하면서 간증을 나눴습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씀이 오늘 사고를 통해서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말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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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아직도 복음을 전하고 구원시킬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입니다. 예배 시간에 구원 초청을 하고 예수님을 영접하는 사람들을 초청하여 기도를 해 주는가 하면 예배가 끝난 후 교회 근처 마을에 가서 가정들을 방문하고 길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니 예수님을 영접하겠다고 무릎을 꿇고 영접기도를 하는 모습은 선교사의 심장을 뛰게 만듭니다.

올로쿨루푸오니 교회는 4년 전에 이곳에 정착하여 나무 밑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 교회입니다. 현재 예배드리고 있는 장소는 마을 소유의 땅이지만 예배당을 건축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은 상황이라고 합니다. 도시와 멀리 떨어져 있어서 문명혜택을 많이 받지 못하는 지역이라 유치원과 학교 등을 세워 선교의 접촉점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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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6시에 출발해서 집에 돌아온 시간은 밤 9시. 운전만 12시간, 그중에 5시간은 비포장도로 운전으로 몸은 힘들었지만,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할 수 있는 하루여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아직 호산나 미니스트리에 속한 25개 교회와 20명의 목회자를 모두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방문한 교회와 만나본 목회자들을 보면서 선교사로서 오히려 도전을 받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하나님께서 앞으로 하실 일들이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