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반년 좀 넘게 살다가, 1년 더 살기 위해 2번째 비자를 받기로 결정했다. 공장으로 들어가길 선택했고, 밀두라라는 지역으로 이사 갔을 때. 갓 이사 와서 어색해하며 밥을 기다리는 내 눈앞에 이런 글자가 있었다.

당신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 한 줄이 나보라고 저기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찍어놨던 게 2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나서, 들고 왔다.

장장 일주일 만에 (세상에 내보내기 위해) 쓰는 글이다.

무언가를 결심해서, 이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100일 동안 매일 꾸준히 하나를 하겠다고 결정한 사람이 그것을 해내지 못하면 결국 성공하지 못한다더라. 그 말에 자극받아 100일 동안 100일 글쓰기를 하겠다고 했다. 나를 시험해 보겠다고 나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한 열흘 갔나, 이틀에 한 번으로 바꾸었다. 그렇게 하겠다고 말하는 것도 나한텐 큰 결정이었다. 창피했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멀었구나, 하는 인정과 함께 100일 동안 성공할 수 있는 사람보다는 조금 느리게 성공하겠다고 나름의 합리화를 했다. 그 뒤로 종종 바쁘다는 이유로 늦어져도, 꼭 글쓰기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나는 그것을 내 나름의 성공으로 봤다.

그러다, 지난주 언제쯤부턴가.

모든 게 다 귀찮아졌다.

글쓰기도, 걷기도, 전부 다 귀찮아졌다. 정말 용기 내서 솔직하게 쓰는 글이다. 다른 단어로 돌려 표현하기엔 아무래도 솔직하지 못한 것 같아서, 솔직하게 뱉어낸다. 그래야 내가 인정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나는 귀찮아진 거다, 그 모든 성실한 행동이. 나는 '왜'를 고민하는 것도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뭔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어, 그때부터 노트북을 열지 않았다.

마음이 가는 것만 해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