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읽는다는 것은 경쟁자를 나열하는 것이 아닙니다. 경쟁자의 스펙을 비교하고, 점유율 표를 만들고, 모델 라인업을 외우는 일은 시장을 읽는 것의 첫 단계조차 되지 못합니다. 시장을 읽는다는 것은 그 시장이 어디를 향해 움직이고 있으며, 그 움직임의 속도가 누구에 의해 설정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이 글은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가 2026년 2월에 발행한 「2025년도 인도 자동차산업 서플라이체인 실태조사」를 다룹니다. 이 보고서를 통해 보여드리고 싶은 것은 인도시장의 현황 그 자체라기보다, 시장을 읽을 때 흔히 저지르는 오류가 무엇이고, 제대로 읽는다는 것이 어떤 모습인지입니다.

시장을 잘못 읽는 가장 흔한 방식은, 하나의 시장을 다른 시장의 축소판으로 간주하는 것입니다.
인도 자동차시장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질문은 대개 "EV에 누가 더 빨리 베팅하는가"입니다. 이 질문 자체가 유럽의 전동화 경로를 보편적 기준으로 전제합니다. 유럽에서는 ICE에서 EV로의 직행이 정책적으로 설정되었고, 따라서 EV 투자 속도가 곧 경쟁력이었습니다. 그런데 인도에 같은 잣대를 들이대면 시장의 실제 움직임을 놓칩니다.
인도 자동차 산업 규모는 2023년 약 2,400억 달러이며, 2026년에는 약 3,000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2024년 승용차 생산은 약 506만 대, 국내 판매는 약 430만 대, 수출은 약 77만 대에 이릅니다. 사륜 판매 기준 세계 3위입니다. (p.5~7)



이 큰 시장은 유럽식 경로를 따르지 않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에너지 다각화를 내세우며 EV 일변도 방침을 채택하지 않았습니다. EV 보급은 이륜·삼륜·버스 영역에서 먼저 진행되고, 사륜으로의 확산은 단계적이고 느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향후 10년간 내연기관이 주력 파워트레인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고, 사륜 EV 침투율은 10~15% 수준에 머물 것으로 봅니다. (p.2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