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회사가 '소믈리에'를 만든 이유
나고야 교외, 덴소 본사의 한 회의실. 시스템 아키텍트 곤도 마사유키는 화면에 띄운 코드를 가리키며 말한다. 그는 배달 차량을 커넥티드 카로 전환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40대 중반의 엔지니어가 건네는 명함에는 독특한 직함이 새겨져 있다. 'SOMRIE® 인정 소프트웨어 아키텍트'. 이름의 유래는 와인 소믈리에다. 와인 전문가가 포도 품종과 빈티지, 테루아를 읽어내듯, 이 엔지니어는 아키텍처와 보안, 데이터를 읽어낸다.
곤도는 2019년 샌프란시스코의 한 IT 기업에서 두 달간 파견 근무를 했다. 눈을 반짝이며 개발에 몰두하는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 앞에서 한 가지 결심을 했다. "이런 집단을 만들고 싶다." 귀국 후 그는 SOMRIE® 인정 제도의 첫 인증자 중 하나가 되었다.
이것은 한 엔지니어의 커리어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 자동차 산업이 가장 근본적인 정체성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https://youtu.be/woecrERSoQ8?si=RfChA7U4s1hHfUuK
자동차는 더 이상 기계가 아니다. SDV(Software Defined Vehicle)라는 용어가 업계의 공용어가 된 지금, 차량의 가치는 엔진 출력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주기로 측정된다. 자율주행, 전동화, 커넥티비티—이 모든 것의 기반은 코드다.
문제는 그 코드를 쓸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일본 경제산업성(METI)의 추산에 따르면 2030년까지 일본 모빌리티 산업에서 소프트웨어 인재가 약 5만 명 부족하다. IT 산업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45만에서 최대 79만 명까지 치솟는다. 일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평균 연봉은 약 3만 1천 달러로, 미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재는 유출되고, 유입은 정체된다.
덴소의 수석소프트웨어책임자(CSwO) 하야시다 아쓰시는 이 위기를 "40년 역사의 재정의"라 부른다. 덴소는 열관리 시스템, 파워트레인, 안전 시스템 등 차량 내 거의 모든 영역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온 세계 2위 자동차 부품회사다. 2031 회계연도까지 소프트웨어 인력을 1만 8천 명으로 확충하고, 2036 회계연도까지 소프트웨어 사업 매출을 8천억 엔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그런데 어디서 그 인력을 확보할 것인가?
덴소가 내놓은 답이 흥미롭다. 사람을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드는' 시스템을 설계한 것이다. 그 시스템의 이름이 SOMRIE®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