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성북청년시민회의 소금입니다. 2021년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저희는, 저희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최선을 다해 해보기로 했습니다. 가장 일상의 언어,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출발하는 언어를 담아내기 위한 청년들의 노력에 부디 응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2020년 드디어 청년기본법이 제정되면서, 사회가 청년을 바라보는 시각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이 일자리만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청년들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노동력만은 아니라는 것을, 점차 사회가 학습해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청년들의 참여가 불러오는 가능성과 회복탄력성이 사회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함께 경험해 온 덕분이 아닐까 합니다.

성북청년시민회는 지난 5년간 성북 지역의 청년들이 함께 모여 고민을 나누고, 그 고민을 공공 영역에 공유하는 활동을 진행해 왔습니다. 지역에 사는 청년들의 고민이 진짜 지역 의제라고 생각하고 이것을 공공과 연결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성북구에는 연간 100여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서울 내 16개 자치구, 2020년에는 23개 자치구에서 청년정책 거버넌스를 운영했습니다. 이러한 현황은 청년들은 이미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로서, 즉 서울시의 주체적 시민으로서 2021년 현재를 살아가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서울시는 어떻게 응답하고 있나요? 청년들은 이 사회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토론하고, 제안할 수 있는 열린 공동체를 원합니다. 그리고 공동체가 갖추어야 하는 제일 첫 번째 자격으로 다양성을 말합니다. 다양성이 보장된 생태계가 건강한 생태계이듯이, 의견의 다양성과 삶의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는 것을, 감각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결정권을 가지고 있고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어디를 바라보고 계신지요.

평등을 말하고 다양성을 말하는 청년들의 언어가, 아직도 시기상조 혹은 이상주의로 들리시는 것 같습니다. 이토록 치열한 현실의 언어인데도 말입니다. 그런데도 청년들은, 요구하는 것은 많고 의무는 다하지 않는다고 오해를 듣습니다. 선거 현장에, 공공 제도의 공청회 현장에, 정당 정치의 첨예한 이슈가 부딪히는 순간에 청년들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말을, 10년째 똑같이 듣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실제로 참여하여 바꾸고 있는 일상의 정치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면서, 청년들의 감수성과 현실 인식에서 몇십 년 동떨어져 있는 ‘그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것만 탓한다면, 과연 2021이라는 미래적인 숫자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성장과 욕망과 이권을 위해 짜여진 선거가 성장과 욕망과 이권을 위해 굴러가는 사회를 만들고, 그런 사회는 청년들의 참여를 불가능하게 합니다. 일해야 하고 공부하기만도 바쁜데 청년들이 언제 시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을까요? 민주 시민이 되는 것보다 ‘1등 시민’이 되는게 더 중요한 삶, 획일화된 성공의 기준 아래 경쟁하는 삶이 이번 선거 이후의 서울시가 제시하는 미래라면, 청년들의 시민성과 주도성은 다시 살아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있습니다. 한 명 한 명의 평범한 개인들이 주권을 갖고, 주체적으로 의사 결정을 해 나가는 민주주의 본연의 가치를, 일상 속에서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청년 시민들이 도시 곳곳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서울시와 새로운 서울시장의, 가장 열성적이고 흥미로운 조력자가 될 수 있는 자가 있다면 바로 이들일 것이라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