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11일에 입사하여 만 1년을 채운 기념으로 회고(겸 오랜만의 블로그 글)를 써봤어요.

입사 전

다사다난한 일들을 겪으며 몸과 마음이 지쳐 있던 시기였어요. 퇴사하고 쉬는 동안 고맙게도 여러 회사들이 연락을 주셨고, 티타임과 면접을 진행하다보니 잠시의 휴식이 무색할 정도로 굉장히 바쁜 시기를 거쳐 당근마켓 SRE팀에 자리를 잡았어요.

입사를 반겨준 당근이

입사 후

백엔드 개발만 하던 제가 SRE 팀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SRE팀이 사내 개발자 플랫폼을 만들고 있었고 그래서 저는 여전히 백엔드 개발로 팀에 기여할 수 있었어요.

저는 파이썬 밖에 모르니까 회사 내 몇 안 되는 파이썬 프로젝트도 시작했어요! 하지만 사내 개발자 플랫폼의 프론트엔드가 리액트여서, 리액트도 열심히 도전했고 동료들의 도움으로 (꾸역꾸역) 화면 두어 개 정도 기여할 수 있었어요.

파트 리드

입사 6개월 쯤 지났을 때 팀에 인적 변동이 있었고, 팀 내 파트 중 하나를 이끌어달라는 제안을 받았어요. 매니저에게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하는 '동료가 나를 신뢰한다는 사실을 신뢰하기'에서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망설였지만, 결국은 좋은 팀원들을 믿어보자는 마음으로 제안을 수락했어요.

리드를 맡고 제일 관심을 쏟은 부분은, 제가 일하는 방식만 고집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아울러 팀 OKR 달성율이 (제가 보기에는) 다소 낮은 편이라고 판단해서 OKR 달성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이 부분을 저보다는 팀원들이 만족하고 계신 듯 해요.

또, 6개월이란 짧은 시간 동안 여러 사건을 겪었지만 지금은 많이 적응했어요. 팀원들도 안정감을 느끼신다고 (최소한 1대1 미팅 때만이라도) 이야기를 해주셨고요.

업무

사내 개발자 플랫폼을 만드는 일은 서비스 개발과 인프라 운영이라는 다소 이색적인 두 영역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일인 듯해요. 플랫폼을 개발할 땐 사용자(=개발자)들의 사용성을 고려하다보니 서비스 개발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인프라 리소스들을 다룰 땐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 가능할지 고민하면서 운영자 입장이 되곤 하니까요.

제겐 인프라 영역이 다소 낯설었지만, 한쪽 발로는 서비스 개발이라는 익숙한 발판을 디딜 수 있어서 (생각보다는) 수월하게 업무를 익힐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 경험을 동료들과 함께 발표하는 밋업에 참여하기도 했어요.

당근에서 경험한 재미 있는 문화

이전 회사들에서는 겪지 못했던 재미 있는 문화가 몇 가지 있어서 소개해볼까 해요.

워케이션

입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워케이션(Work+Vacation)을 다녀왔어요.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만 만날 수 있는 동료들이 한 장소에 모여 일하고 놀다올 수 있는 제도인데요. 저희는 4박 5일간 제주도의 한 숙소에 머물면서 매일 맛있는 음식을 먹었고, 다소 서먹했던 동료들과도 접점이 많이 생겼고, 반나절은 이런 저런 문화활동을 즐겼어요. 밤엔 진솔한 이야기도 나누고, 재미 있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같이 만들어보기도 했고요. (하지만 코로나 종식과 함께 워케이션 제도가 사라졌어요. ㅠㅠ)

문화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