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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재현한 달리의 ‘비 내리는 캐딜락’ 상상도)

우리는 흔히 자동차를 ‘속도의 욕망’이라고 부릅니다. 엑셀러레이터를 밟을 때 느껴지는 중력 가속도, 스쳐 지나가는 풍경의 잔상. 그것은 근대화가 인간에게 선물한 쾌락이자 자유의 상징이었죠. 하지만 여기, 평생 자동차를 사랑했으면서도 단 한 번도 직접 운전대를 잡지 않았다고 전해지는 남자가 있습니다.

초현실주의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

그에게 자동차, 특히 캐딜락(Cadillac)은 달리기 위한 기계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멈춰 있을 때 비로소 작동하는, 아주 기묘한 무의식의 극장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달리가 사랑했던 그 육중한 강철 덩어리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https://vimeo.com/1022929083?fl=pl&fe=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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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1년 고향 피게라스 축제에서 캐딜락 뒷자석에 오른 달리

뒷좌석의 황제

“나는 운전하지 않는다, 고로 존재한다”

달리는 1904년에 태어났지만, 37세가 되던 1941년에야 생애 첫 차를 구매합니다. 그 차가 바로 당시 부와 위신의 상징이었던 캐딜락이었죠. 달리 가족이 그때까지 차를 소유하지 않았고, 1941년에 처음으로 캐딜락을 샀다는 기록은 여러 자료에서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여기입니다. 달리는 평생 직접 운전대를 잡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운전은 아내 갈라Gala나 고용된 기사의 몫이었고, 그는 뒷좌석에 앉아 창밖의 세상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