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

최근의 관심사는 기록하며 느끼는 양가적 감정에 머물러 있다. 기록은 언제나 그것을 갱신하는 시간을 수반한다. 이를테면 사건을 기록한 사진, 사진을 기록한 텍스트, 텍스트를 인쇄한 종이, 종이 위에 올려진 낙서-와 같은 것. 이들 사이에는 측정 가능한 시간 뿐 아니라, 거짓이나 오해, 감정, 불가능한 사건들이 끼워져 있다. 그것들은 어떠한 것이 진실임을 증명하면서도, 진실이란 실제로 구현될 수 없는 것임을 외친다.

나는 어떤 방식으로든, 과거는 보존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보존하는 것은 계속해서 갱신하는 현재이다. 기록과 사건은 언제가 불완전한 관계에 있으며, 그 사이에는 주관적인 독해와 마음이 만연하다. 대게 사적인 마음은 휘발되거나 변형되므로, 사건의 완전한 보존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어떠한 사진을 보고 사진 속 순간을 그리워하거나 회고하는 것은 꽤나 미묘하고 이상한 행위이다. 비록 그 사진이 구겨지거나 잘려나갔어도 말이다. 나 또한 특정 기록이나 사진을 영원히 보존하고, 또 전시하고자 하는 마음을 느낀다. 심지어 '그것'이 다른 누군가의 것일지라도.

'그것'은 비어있는 껍데기 같으면서도 묵직한 감정을 가진 존재가 된다. '그것'의 시간은 과거를 담으려 하지만 현재를 만들고, 미래로 향한다. 그 미래는 다시 과거를 회상하는 시간이다. 대신 미래에서 회상하는 과거는 사건으로서 시간이라기 보다 '이야기의 가능성'을 품은 어떠한 상태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