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이런 방식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 이것은 나와 다른 존재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 집에는 열세 살 된 코커 스파니엘 반려견, 미카가 있다. 사람 나이로 일흔넷. 피부병이 생기고, 귓병이 생기더니, 이제는 귀가 아예 들리지 않는다.
외출 후 돌아와도 내가 온 줄 모르고 쌔끈쌔근 자고 있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 사랑스러움과 안타까움이라는 두 파도가 만나, 내 마음에 하얀 거품이 인다.
그러다 문득, 이렇게 생각한다. ‘아냐. 난 그래도 이 순간이 행복해. 아직 숨 쉬고 있잖아.’
나는 미카의 코 근처에 내 손을 가까이 가져간다. 세월에 바랜 코가 벌렁이며 무거운 눈꺼풀이 들어 올려진다.
꼬리가 마음보다 먼저 반응한다. 몸이 마음먹은 대로 잘 움직여지지 않나 보다. 그래도 괜찮다. 그녀를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내게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
미카를 데리고 스튜디오에 갔다. 처음이자 마지막 사진이었다. “이 사진이 영정사진이 될지도 몰라요.” 그래서일까, 작가님은 더 정성껏 셔터를 눌러주셨다.
이백 장이 넘는 사진 중 두 장을 고르면서 마음이 아팠다. 미카가 무지개다리를 건너면, 나는 평생 이 사진만 보며 살아가겠지. 그래도 마음을 다독이며 사진을 골랐다. 미카와 내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의 얼굴로.
“나는 너를 매일 기억하고 사랑할 거야.”
사랑한다는 건, 그 대상이 존재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사랑해 줄 수 있는 것’은 대상과 닿아있기 때문이고, ‘사랑할 수 있는 것’은 대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