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승 김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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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yluqIRJOz28?si=q3bTuucEA7aeq7O4

내 첫 짝사랑은 열두 살 때였다. 상대는 당시 같은 학교 옆반 교실 애였고, 우연히 같은 학원을 다닌다는 걸 알았다. 때때로 빼빼로 데이와 같은 상술 그득한 기념일에 걔 학원 사물함에 빼빼로 과자를 넣어 두기도 했다. 메시지 칸에 이름은 적지 못했다. 이후 안타까운 건 내가 그 애와 단 한 번도 대화 섞어 본 적 없다는 거였다. 그 애가 학원 내에서 빼빼로를 까먹는 모습을 보고 난 며칠 후였다. 여자 친구가 생겼다고. 그 애는 내가 준 빼빼로를 학원 내 예쁜 여자애랑 나눠 먹었다. 여자 친구는 그때 내가 준 빼빼로를 나눠 먹던 애였다. 어릴 적 멋모르고 얼굴 보고 좋아한 거였지만 괜스레 마음이 타들어 눈물이 났다. 고백한 적 없는데 차인 첫 번째 경험이었다.

두 번째는 열여섯. 도서부 부장을 맡은 남자애였다. 내 성격에 누구에게 먼저 말 걸 재주는 없었지만, 도서부장답게 도서관에 상주하던 그 애가 책을 고민하던 내게 몇 번 말을 걸었다. 이후로는 이름을 텄고 몇 번 말을 섞기도 했다. 어쩌다 보니 마음에 그 애를 뒀지만 고백할 마음 같은 건 없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그 애는 여자 친구가 있었다. 그때에도 지금보다 어렸지만 더 어리던 날처럼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두 번. 정말 딱 두 번 누군가를 좋아해 봤지만 때마다 실패였다고 생각한다. 고작 어린 시절 경험이었지만 매사 애정의 배반이 꽤 큰 화상으로 남았다. 이후로는 여고에 진학했고 학원도 성별 분반으로 나뉘어 이성을 대하는 게 어려웠다. 학창 시절 회상해 내게 이성 있냐 묻기에 고개를 젓게 될 테지만 그럼에도 단 한 명.

열일곱에서 열여덟로 넘어가던 시기. 내가 이제 막 열여덟이던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