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여 이르시되 (창8:13-22)

독일의 그림 형제는 어린이들을 위해 많은 동화 작품을 남겼습니다. 그중에 "피리 부는 사나이"라는 작품도 있습니다. 이 책은 독일 하멜른 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설을 그림 형제가 엮은 것입니다.

하멜른 지방에는 쥐가 많았습니다. 쥐 때문에 시민들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곳곳에서 쥐들로 인해 그들의 삶이 위협받을 지경이었습니다. 거실에도 나타나고, 침실에도 나타나고, 욕실에도 나타났습니다. 시민들은 시장에게 몰려왔습니다. 진정을 해보았지만 시장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을 리 없었습니다. 그저 쥐들이 사라지기만을 기다릴 뿐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남자가 시청을 방문합니다. "제가 하멜른 시에 있는 쥐를 다 없애버릴 수 있습니다. 만약 제가 쥐를 다 처리하면 저에게 금화 천 냥을 주십시오." 그러자 시장은 금화 천 냥이 문제겠느냐며, 그보다 더한 것도 줄 수 있으니 쥐만 좀 없애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 남자는 약속을 받고 시내로 갔습니다. 낡은 가방에서 피리 하나를 꺼내어 붑니다. 그러자 하멜른 시 곳곳에 숨어 있던 쥐들이 다 몰려 나왔습니다. 쥐들이 피리 부는 사나이 뒤를 따라갑니다. 그가 강 앞에까지 왔습니다. 거기서 크게 한 번 피리를 불자 쥐들이 모두 강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하멜른 시의 쥐가 한 번에 다 사라졌습니다.

그는 다시 시청을 찾았습니다. "이제 약속한 대로 금화 천 냥을 주십시오." 그러자 시장이 안면을 바꾸었습니다. "뭐라고? 피리 한 번에 금화 천 냥이라니! 여기 오십 냥을 가져가시게. 이걸로 끝냅시다." 그는 끝까지 항의했지만 끌려 나오고 말았습니다.

그는 다시 시내 중심에 섰습니다. 다시 피리를 꺼내어 붑니다. 이제는 쥐가 아니라 하멜른 시에 있는 어린아이들이 몰려 나왔습니다. 피리 부는 사나이의 뒤를 따라서 하멜른에 있는 모든 아이들이 따라 나갑니다. 피리 부는 사나이는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코펜 산 깊은 동굴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 이후로 그 사나이를 본 사람도, 어린아이를 본 사람도 한 사람도 없었다고 합니다.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아주 두렵고 무시무시한 이야기입니다. 이 동화의 교훈은 "약속을 잘 지키자"라는 아주 단순한 교훈입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생각해 보면, 그 당시에도 오늘 우리 사회에도 어른들의 세상에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자기가 한 말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어 버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음을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사회를 살아가다 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말과 약속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과는 함께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함께하는 공동체가 귀하게 정해 놓은 약속, 공동체가 함께하고자 하는 약속, 개인 간의 약속, 이 모든 약속은 아주 중요합니다. 약속을 잘 지켜야 신뢰할 수 있고, 신뢰하는 사람과 함께 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인간 사이에도 약속이 이렇게 중요한데, 하나님은 당신이 하신 말씀을 지키는 백성을 기뻐하십니다. 하나님이 하신 말씀을 생명처럼 붙들고, 그 말씀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발버둥 치는 사람을 하나님은 긍휼히 여기시고 은혜를 부어 주십니다. 오늘 읽은 본문의 노아와 노아의 가족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1. 말씀을 기다린 노아

먼저 13절과 14절을 보십시오. "육백일 년 첫째 달 곧 그 달 초하룻날에 땅 위에서 물이 걷힌지라 노아가 방주 뚜껑을 제치고 본즉 지면에서 물이 걷혔더라. 둘째 달 스무이렛날에 땅이 말랐더라."

땅에 홍수가 나고 비가 내린 것은 노아의 나이 육백 세 되던 해 2월 17일이었습니다. 그때 하늘 문이 열리고 하늘에서 비가 쏟아졌습니다. 사십 일 내내 비가 내렸습니다. 낮밤을 가리지 않고 비가 내렸습니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이 다 쓸려 내려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백오십 일 동안 물이 창일했습니다. 그때까지 물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에 물이 줄어들고 또 줄어들어서 방주는 땅 위에 정박하게 됩니다.

그리고 노아의 나이 육백일 세의 1월 1일에 땅 위에서 물이 걷혔습니다. 그러나 아직 땅이 마르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났습니다. 노아의 나이 육백일 세 2월 27일에야 땅의 물이 다 말랐습니다. 이제 자연이 사인을 준 것입니다. 노아와 노아의 가족들이 방주에서 나와도 좋다는 사인입니다.

얼마나 방주에서 나오고 싶었을까요? 노아를 비롯한 가족들은 일 년하고도 열흘 동안 방주 안에 머물러 있어야만 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밖에 나가고 싶어서 안달이 났을 것입니다. 그래서 노아와 노아의 가족들은 방주 뚜껑을 열고 새를 날려 보내기도 했습니다. 까마귀를 보냈습니다. 비둘기를 보냈습니다. 비둘기가 새 감람나무 잎사귀를 물고 왔습니다. 이제 이 땅에 생명의 기운이 다시 소생하게 되었다는 증거였습니다. 또 한 번 비둘기를 날려 보냈습니다. 그 비둘기가 이제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비둘기가 먹이 활동을 정상적으로 한다는 증거입니다. 먹고 살 것이 있기 때문에 방주로 다시 돌아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제는 노아를 비롯한 노아의 가족들도 방주 밖을 나가서 생명 활동을 하고 살 수 있게 되었다는 확실한 증거와 사인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나오지 않습니다. 자연 만물이 이렇게 사인을 주는데, 이제는 나와도 된다고 외치고 있는데, 노아와 노아의 가족은 한 발짝도 방주에서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15절과 16절을 보십시오. "하나님이 노아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너는 네 아내와 네 아들들과 네 며느리들과 함께 방주에서 나오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실 때까지 기다린 것입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셔야 노아와 노아의 가족들이 방주에서 나올 수 있다고 그들은 결심하고 결단했습니다. 정말 나가고 싶었지만 일 년 열흘 동안 그 안에 있는 것이 몹시 힘들었지만, 하나님이 아직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것을 미루어 보면 노아와 노아의 가족들은 방주 안에서 말씀의 훈련을 잘 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이 방주 안에 타고 있었던 시간들을 나누어서 생각해 보면 심리적인 변화가 자주 일어났습니다. 처음 사십 일 동안은 안도했습니다. "만약에 우리가 방주 밖에 있었다면 저 합기 있는 사람들처럼 우리도 홍수에 휩쓸려 가버리고 말았을 텐데,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방주 안에 들어와서 은혜를 입어서 생명을 부지했구나!"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 동력도 없고 돛도 달려 있지 않은 방주가 물 위를 떠다닐 때마다 그들은 불안했을 것입니다. "이 방주가 어디에 부딪치지는 않을까? 거대한 바위에 부딪혀서 산산조각 나지는 않을까?" 그것 때문에 걱정하고 불안했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들을 기억하셨습니다. 노아와 맺은 언약을 기억하시고 물이 줄어들고 빠지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시간이 지나서 방주가 무사히 땅 위에 정박합니다. 그때부터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았더니 이렇게 되었구나!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것이 얼마나 복되고 감사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고 고백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말씀대로 방주를 지으라고 하셨고, 노아는 백이십 년 동안 방주를 지었습니다. 치료를 또 기다리며 칠 일 동안 열심히 복음을 전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홍수가 났습니다. 정말 하나님의 말씀대로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하나님은 그들과 맺은 언약을 기억하셨습니다. 물이 빠지게 하시고, 이제는 한 사람도 다치지 않고, 방주 안에 있는 생명과 짐승도 하나도 다치지 않고, 모두가 다 안전하고 무사하게 이제는 땅 위에 정박하게 되었습니다.